(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통신 3사가 성장 절벽에 직면한 이동통신 사업을 대체할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스마트홈과 관련된 사업 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통신사들은 올해부터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봇물터지듯 쏟아내 스마트홈 사업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보안 IoT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경쟁의 성패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22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플러그, 스위치, 열림감지센서, 가스차단기, 브릿지(와이파이 공유기 연결 장치) 등 5종의 스마트홈 연동 소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다음 달 1일부터는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제휴사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홈 연동 가전제품 13종을 전국 T프리미엄 스토어를 통해 추가로 선보인다.

이와 함께 기기 수와 관계없이 동일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홈 언리미티드' 요금제와 기기당 부과되는 '스마트홈 원' 요금제도 출시한다. 3년 약정 기준으로 언리미티드 요금제는 월 9천원, 원 요금제는 기기당 월 1천원이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유통망 확대와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의 스마트홈 요금제를 내세워 이미 가정용 IoT 시장에서 한발 앞서 있는 LG유플러스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제휴 제품을 20여종에서 100여종으로 늘리고 2020년까지 가전제품, 공동주택 등 스마트홈 각 분야에서 점유율 50%를 달성하는 게 SK텔레콤의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선보인 홈 IoT 서비스 'IoT앳홈'의 가입자가 20만 가구를 돌파하는 등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동작·음성인식과 센서 기술을 접목한 지능화된 서비스가 타사 대비 차별점으로 꼽힌다. 최근 한샘과 공동 개발한 '매직미러', 음성인식 IPTV 셋톱박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경쟁사에 비해 스마트홈 사업 확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던 KT도 최근 가정용 IoT 서비스 출시에 시동을 걸었다.

KT는 '펀 앤 케어'를 콘셉트로 '기가 IoT 헬스밴드', '기가 IoT 헬스바이크' 등 건강에 특화된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연내 30여종의 서비스를 출시해 가입 기기를 5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통신 3사가 연이어 구체적인 수치를 담은 스마트홈 사업 목표를 제시하는 이유는 그만큼 관련 시장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지난해 10조원 규모를 돌파해 2018년에는 18조9천122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통신사들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이 일제히 감소하는 등 이제는 이동통신 사업만으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스마트홈 시장이 서비스보다는 제조사들의 기기 중심으로 편중돼 있는 만큼 소비자의 수요가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가정용 보안 IoT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스마트홈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지난달 발표한 '2015년 인터넷이슈 기획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홈 분야에서 방범 및 보안(4.14점)이 가장 유망한 서비스로 꼽혔다. 이용 의향 역시 방범·보안이 에너지 관리와 함께 85.8%로 가장 높았다.

이에 통신 3사도 서둘러 보안 전문업체와 손을 잡고 가정용 보안 IoT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보안업계 1위 기업인 에스원과 사업 제휴를 맺었고,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ADT캡스와 가정용 보안 서비스 'IoT 캡스'를 출시했다. KT도 자회사 KT텔레캅과 함께 관련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로 볼 수 있다"며 "가장 촉망 받는 분야인 보안 IoT에서 앞서가는 사업자가 초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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