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미국 수탁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SSBT) 드와이퍼 에번스(Dwyfor Evans) 거시 스트레지스트(macro strategist)는 1일 "글로벌 시장이 중국의 저성장 국면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번스 스트레지스트는 이날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중국의 6~8% 성장률 수준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은 기존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근간으로 한 성장을 이어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근거로 한 글로벌 시장의 투자가 아닌 내수 중심의 성장을 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중국이 중기적으로 봤을 때 정치적 교체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에번스 스트레지스트는 "다음 중국 지도부가 들어왔을 때 저성장을 관리하기 위해 내수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다고 중국 전체의 투자가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저성장 국면을 맞겠지만 단지 지금의 고성장이 둔화된다는 의미일 뿐 섹터별로는 재량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중국을 지금처럼 엄청난 경제 거인으로 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한국 역시 중국의 저성장 국면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지금까지는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세계의 제조업 공장이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것" 이라며 "중국이 아닌 대만과 같은 다른 국가를 수출 대상 국가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중국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한다면 중국의 풍부한 내수 소비에 한국은 상당한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에 대해 마이클 메칼프(Michael Metcalfe) 거시 스트레지스트 헤드(Head of macro strategist)는 "인플레가 낮은 국가에서는 지금과 같이 글로벌 성장이 취약해지면 금리를 낮추거나 하는 방식으로 주식과 환율시장을 보호할 수 있지만 한국과 같이 인플레가 높은 나라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절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 투자 대상으로 삼기는 방어적(defensive)"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금리 변동에 따른 주식과 환율 움직임이 민감해 중앙은행이 이를 제어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메칼프 스트레지스트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보다도 인도가 이러한 차원에서는 금리 조절에 제한이 더 있다"며 "싱가포르나 대만이 아시아 시장에서는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jy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