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부채가 많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자본금이 줄어든 것이 부채비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16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5%로 작년 말 193%와 비교해 32%포인트 상승했다.

호텔신라가 한 분기 만에 30%포인트 이상 부채비율이 급등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지난 1분기 주주가치 재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 부채비율 증가에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작년 말과 비교해 부채가 급증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며 "주주가치 재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 자본 감소로 이어져 부채비율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호텔신라는 지난 1월 호텔신라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천39억5천만원 규모의 자사주 150만 주를 장내 매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따른 국내외 관광수요 감소로 부진한 실적에 보이면서 주주가치 재고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호텔신라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4.5% 감소한 772억원에 그쳤다.

이와 같은 자사주 매입 이후 지난 연말기준 7천439억원이던 자본금은 6천6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부채는 1조4천922억원으로 작년 말 1조4천328억원 대비 큰 변동이 없었지만, 자본금 감소가 부채비율 급증에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 모두 자본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배당 가능이익을 재원으로 하는 자기주식 취득과 소각은 자본금에 영향을 주지 않고, 유통 주식 수를 줄여 간접적인 주가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자사주 취득과 주식 소각 공시를 하면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므로 자본금 감소는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호텔신라는 재무 건전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이었지만 최근 꾸준히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지난 2014년 161%이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에 193%로 늘었고 올 1분기 말 200%를 넘어섰다.

특히, 해외 면세점 시장확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 5월에 호텔신라는 미국 면세점 디패스(DFASS)의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2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호텔신라는 일본과 태국 푸껫에서 새로운 시내 면세점을 운영을 준비하며 공격적인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장충동 신라호텔 부지에 한국전통호텔을 건립할 계획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통상 재무건전성 기준으로 부채비율 200%를 기준으로 삼는 만큼 호텔신라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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