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주택시장 전망과 관련해 엇갈린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며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한은에 따르면 전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앞으로 주택가격 오름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주택가격심리지수나 주택가격전망CSI 등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택가격 향방과 관련해 다양한 신호들이 혼재된 만큼 이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금통위원이 언급한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0월 119에서 지난 3월 101까지 하락세를 지속했으나 지난 4월 105로 반등한 이후 지난달에는 106까지 올랐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응답자들이 내다보는 1년 후 주택전망으로 값이 100보다 크면 향후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하락보다 많음을 뜻한다.

향후 주택경기에 대한 금통위원 사이의 의견도 엇갈렸다. 일부 위원은 주택경기 둔화에 따른 건설사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한 금통위원은 "건설투자가 작년 착공면적 확대 영향 등에 힘입어 우리 경제를 어느 정도 견인해 왔지만, 최근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는 등 주택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경우 건설업계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련부서는 이에 대해 주택경기 부진이 건설사 수익 악화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미분양 물량이 예년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당분간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답변했다. 건설사들이 대규모 주택 물량을 수주한 점도 그 근거로 언급됐다.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우려는 재차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집단대출이 올해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신용위험 평가나 관리에서 일반주택담보대출보다 다소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데에 기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지난 2014년 이후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정책을 도입했고,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 라인에서는 집단대출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두 정책 효과가 결합됨에 따라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다소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집단대출의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위험 관리가 미흡하다는 점을 직시해 향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련부서는 대규모 아파트가 공급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집단대출이 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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