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김경림 기자 = 전문사모집합투자기구(헤지펀드)의 등록 문턱이 낮아진지 반년이 지난 현재, 신규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전략은 물론 이름까지 차별성을 내세우며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리치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에베레스트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이하 펀드)'를 설정, 150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주식 롱숏이 주요 전략인 이 펀드는 멀티스트래치도 병행 사용한다.

정성호 유리치자산운용 상무는 "엄홍길 대장이 히말라야 산맥 중 처음 정복한 곳이 에베레스트로, 유리치자산운용도 고객의 자금을 등에 짊어지고 고지에 가겠단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며 "히말라야 산맥은 총 16개로, 유리치도 16호까지 사모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고 전했다.

펀드 가입자는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지만 회사 자체는 기관에서 먼저 이름을 날렸다.

유리치자산운용은 2009년 투자자문사로 출발, 이후 증권사 및 보험사, 공제회, 연기금의 자금을 쓸어 모았다. 특히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가 유행함에 따라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지난해에는 투자일임 및 자문 수탁고 1조원을 달성키도 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은 숫자를 테마로 펀드 이름을 지었다.

타이거자산운용이 선보인 펀드는 '5-03', '0212 공모주', '5콤보' 등이다. 5콤보 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설정일을 이름으로 정했다. 5콤보 펀드는 가치투자 중심의 주식롱숏 및 비상장주식, 메자닌 등을 섞은 전략을 사용한다.

헤지펀드는 시장에 재빨리 대응한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앱솔루트자산운용은 펀드 이름을 '거북이'라고 붙였다.

이 펀드는 펀더멘털 롱을 기본으로 하되 지수의 단기적인 등락에 따라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다.

주식 롱숏 또는 멀티스트래티지가 일색인 헤지펀드 시장에서 채권형 헤지펀드를 선보인 곳도 있다.

흥국자산운용의 첫 헤지펀드인 '재량투자' 펀드는 채권 듀레이션과 종류에 관계없이 상대가치만 갖고 자산을 운용한다.

김현전 흥국운용 대표가 핌코(PIMCO)의 '무제한(unstrained)' 채권 펀드에서 영감을 얻었다. 전략은 핌코의 펀드와 거의 같으며 영어를 직역한 '무제한'보단 번안한 의미인 '재량투자'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 펀드 이름을 결정했다.

목표 수익률은 기준금리에 10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채권의 금리 차이를 이용하는 전략 등을 사용한다. 예컨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금리가 고평가된 채권을 공매도한 뒤 이후 금리차가 다시 좁혀졌을 때 팔아놓은 채권을 다시 갚는 방식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굵직굵직한 자문사와 운용사들이 잇달아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곳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운용수수료 및 성과수수료로 공모펀드보다는 사모형 상품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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