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해양의 저가수주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경영정상화를 지연시킨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성동조선에 대한 수주 관리 및 승인 담당자를 문책할 것을 수은에 요구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도 수은 경영진의 비위내용을 통보했다.

수은은 감사일인 지난해 10월 기준 성동조선 지분을 70.6% 보유한 최대주주다.

감사원은 수은이 성동조선에 대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도 적자수주 물량을 과도하게 허용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진단했다.

경영정상화 방안에서는 지난 2013년 최소조업도 유지물량인 22척을 수주하기로 하고선 실제 44척에 대한 적자수주를 허용해 영업손실 규모를 키웠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구조조정이 사실상 중단됐고, 경영정상화 목표 시기도 지난해에서 오는 2019년으로 지연됐다고 판단했다.

적자수주를 막기 위한 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은 경영관리단은 성동조선이 신규 선박의 건조원가를 실제보다 낮춰 수주 승인을 신청했는데도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건조원가는 적자수주를 승인하는 기준으로 선가가 건조원가의 일정비율을 웃돌아야 수주 승인을 받을 수 있다.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감사원은 수은이 지난 2010년 8월 이후 성동조선과 네 차례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을 체결하면서도 인건비 조정, 사업규모 축소 등 이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 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성동조선의 경영실적이 부진함에도 부실한 자구계획을 형식적으로 승인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 수은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충분히 살펴 미비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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