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국내 증시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으로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계 자금의 추가 이탈 여부는 오는 17일 그리스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선에서 긴축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신민당과 사회당이 과반 이상을 확보할 경우 순매도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가 높아져 자금은 추가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이 이달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3천3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국계가 2천200억원 순매도하며 이탈한 유럽계 자금 대부분을 차지했고, 독일도 약700억원, 스페인은 약30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는 유럽계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유가증권 시장에 약 6조8천억원의 자금을 순매수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기간 유럽계 순매수 규모는 미국계 순매수 규모인 2조3천억원보다 약 3배 가까이 컸다.

유럽계 자금 이탈은 4월 유로존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가속화됐다.

3월까지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던 유럽계는 4월 약 1조5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고, 5월에는 매도규모가 약 2조9천500억원까지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주요 투자은행이 소재한 영국을 중심으로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등이 대규모 순매도를 보였다.

5월 영국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7천159억원, 룩셈부르크 6천106억원, 프랑스는 4천599억원가량 자금을 빼갔다.

황성윤 금융감독원 증권시장팀장은 "유럽계 중에서도 주요 투자은행(IB)이 많은 영국이 큰 규모의 순매도를 나타냈다"며 "유로존 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적극적으로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이번 달 17일 그리스 재총선 결과에 따라 유럽계 자금의 추가 이탈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우리나라에서 투자 활동을 많이 하는 외국계가 미국과 영국계"라며 "그리스가 1차 총선 이후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유럽위기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영국계 자금 이탈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 정책 당국의 긴축 계획이 가시화될 경우 유럽계 자금 이탈은 완화될 수 있겠지만,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위기가 지속된다면 약2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 이탈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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