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5번째 신청국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인 키프로스가 은행권 자본 확충을 위해 유럽연합(EU) 구제금융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소스 시알리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11일(유럽시간) 은행권 자본 확충을 위한 외부 구제금융이 매우 시급하며 이달 말까지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알리 장관은 아직 구제금융을 정식으로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구제 메커니즘에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유럽 구제기금은 우리의 선택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키프로스 중앙은행장과 정부 대변인이 구제금융이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재무장관이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이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스페인에 이어 EU의 구제금을 받는 다섯 번째 국가가 된다.

WSJ는 유럽 관계자들을 인용해 키프로스가 구제금을 받게 되면 그 규모는 최대 30억~40억유로(약 4조4천억~5조8천억원)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럽 구제기금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됐다.

인구 80만의 지중해 동부에 있는 섬나라인 키프로스의 경제 규모는 스페인 경제규모의 1/60에 불과하다.

키프로스의 구제금융은 규모보다는 의미가 주는 영향력이 더 크다. 유로존 위기가 전이된다는 또 다른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키프로스 은행들은 올해 초 그리스 국채교환으로 손실을 보고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 당국자들은 키프로스 정부가 스페인이 했던 구제금융 신청과 유사한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제금 지원이 은행권에 한정되고 추가 개혁이나 긴축 부담은 없는 방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키프로스가 구제금융 신청 의사를 전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EU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실 대변인은 "키프로스 은행권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모니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키프로스가 오는 17일 있을 그리스 2차 총선 전에는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유럽 금융시장에 혼란이 빚어질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대변인은 그러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 쓸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덧붙였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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