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자본조달 계속…中금융시스템 불안 반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31조 달러에 달하는 중국 은행권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면 중국 허난 성 정저우에 있는 정주은행(鄭州銀行)을 들여다보라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언했다.

정주은행(06196.HK)은 작년 말 기업공개(IPO)를 통해 홍콩에 상장한 지방 상업은행으로 은행은 이번 주 상하이에서는 신규 상장, 홍콩에서는 신주발행을 통해 자본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 요건에 부합하기 위해 은행은 이외에도 채권으로 최대 50억 위안까지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계획한 수준보다 20억 위안 더 많은 것이다.

WSJ은 정주은행이 상장 후 1년도 되지 않아 대규모 자본 조달에 나선다며 시기가 '묘하다(curious)'고 꼬집었다.

정주은행이 대규모 자본조달에 나서는 것은 중국 금융시스템의 심장부에 도사린 위험을 반영한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정주은행은 수익성이 상당히 높은 은행의 대표격이지만, 동시에 정체가 불투명한 대출을 과도하게 보유한 은행 중 하나에 꼽히기 때문이다.

작년 정주은행이 보유한 대출과 유사한 고위험성 투자관리상품은 전체 대출의 60% 이상인 90억 달러어치를 차지했다. 이는 상장 은행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UBS에 따르면 중국건설은행이나 중국농업은행의 투자관리상품의 비중은 전체 대출의 각각 0.8%, 2.5%에 불과하다.

올해 초 중국 은행 당국은 이러한 위험한 투자관리상품에 대한 충당금을 은행들에 쌓아두고, 이를 은행들의 대차대조표에 포함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정주은행이 이를 대차대조표에 포함하면 은행의 핵심 기본자본(Tier1) 비율은 10%에서 7.85%로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정주은행은 대규모 자본조달이 필요해진 셈이다.

정주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기업금융 사업부가 더 위험한 신용상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늘어난 것이다. 실제 은행은 수익의 60%가량을 자산관리상품(WMP) 등에서 낸다. 이에 따라 작년 은행의 대출은 20% 증가했으나 위험가중자산은 34% 증가했고,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는 거의 40%가량 늘어났다.

WSJ은 그럼에도 이번 자본조달 자체만 보자면 정주은행의 주당순자산은 1.1배로 경쟁사 대비 높은 편으로 자본조달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 상장 후 주가가 많이 올라 증자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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