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지만 펀드 수익률은 업계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은 89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이는 당기순익 순위 2위를 기록한 한국투신운용(372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운용사가 보통 펀드 운용보수를 주 수입원으로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에게도 높은 수익으로 보답해야 하지만 미래에셋의 운용 성적표는 초라했다.

연합인포맥스 모닝스타 유형별 운용사 순위(화면번호 5334)에 따르면 19일 기준미래에셋의 지난 1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5.33%로 국내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총 46개 운용사 중 44위에 머물렀다.

45위는 지난 2010년 `옵션사태' 손실로 사실상 운용사 유지가 어려운 와이즈에셋자산운용, 46위는 소수종목 집중 투자로 증시 급락기 큰 손실을 봤던 JP모건자산운용이었다.

미래에셋은 해외투자와 국내외 채권을 포함한 전체 펀드의 1년 운용수익률도 -10.17%로 전체 50개 운용사 중 45위, 2년 수익률은 -0.3%로 총 49개 운용사 중 43위를 나타냈다.

자기자본과 당기순익 기준 국내 최대 운용사라는 명성에 비하면 상당히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의 순자산가치 기준 펀드 수탁고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

2010년 3월 말 기준 46조4천억원에서 2011년 3월 말 35조4천억원으로 줄었고, 2011년 12월 말에는 27조4천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 3월 말 수탁고는 미래에셋맵스와의 합병으로 36조2천억원까지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1조5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펀드 환매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펀드 수익률이 부진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수익률 악화에도 과거 펀드 붐이 일었을 때 몰려든 자금이 워낙 많아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의 수탁고를 기록하며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어마어마한 자금력으로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환매로 그마저도 어려워졌다"며 "이제는 자금력이 아닌 실력으로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ㅣ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한창 펀드 붐이 일었을 때는 미래에셋의 순자산 비중이 전체의 40%에 육박한 적도 있었다"며 "지금은 10%대까지 감소했지만 앞으로도 수익률 관리에 소홀히 한다면 비중은 더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자금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빠지면 시장을 따라갈 때 보수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위기 이후 환매가 워낙 많아 시장 대응이 어려웠던 것이 수익률 부진의 이유"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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