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유로존 우려에 국내 증시가 출렁이면서 출범 6개월을 맞이한 한국형 헤지펀드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까지 해당 펀드의 수익률 비공개를 당부하고 나서면서 헤지펀드를 둘러싼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자산운용사가 운용 중인 20개 한국형 헤지펀드 중 12개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산은자산운용의 'KDB PIONEER 롱숏 뉴트럴 제1호'는 -10% 근처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명장 Asia ex-Japan 주식롱숏 제1호'와 한화자산운용의 '한화 아시아 퍼시픽 롱숏1호'는 각각 -5%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가 2.67%의 성과를 기록한 데 비해 크게 뒤쳐지는 결과다.

주식형 펀드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한 헤지펀드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정도다.

헤지펀드 수익률이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자 금융감독원은 자산운용사에 헤지펀드 수익률을 외부로 유출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부진한 펀드 수익률에 대한 여론 확산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이유에서다.

A운용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헤지펀드 수익률이 공개되는 데 매우 민감하다"며 "운용사 입장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이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지만 헤지펀드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당국 입장에서도 겸연쩍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운용사 입장에서도 수익률 공개가 꺼려지기는 마찬가지다.

B운용사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결국 기관이나 고액자산가를 위한 상품인데 수익률이 안좋다는 이야기가 퍼지면 초기 시장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최소 1년까지는 시험기간으로 생각하고 수익률에 좀 더 관대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C증권사 관계자는 "헤지펀드에 대한 걱정이 시기상조라고 하지만 궁긍적으로 '한국형'이라는 수식어를 없애기 위해서는 당국의 정책개선은 물론 시장 플레이어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며 "운용사는 다양한 전략을, 증권사는 믿을만한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현재의 우려가 기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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