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알리바바가 이번 주 실적발표와 내주 광군제(光棍節)를 앞두고 공매도 투자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금융 데이터 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공매도 규모는 올해 들어 49%가량 증가했다. 증가분은 금액으로는 39억 달러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대부분은 올해 하반기 증가한 것이다.

알리바바 공매도 규모는 9월 말에 역대 최고치인 129억 달러까지 증가했으며 현재 119억 달러 수준이다.

알리바바의 주가는 2015년 9월 저점 이후 77%가량 올랐으며 알리바바는 미국시각으로 오는 2일 9월 말로 끝나는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오는 11일에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가 예정돼 있다.

실적발표와 주요 쇼핑 데이를 앞두고 공매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광군제에서 매출 신기록 912억 위안(약 16조원)을 세운 데 이어 올해 이 기록을 깨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웨드부시증권의 질 루리아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회사의 수익성이 과장됐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가 공매도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게 루리아 연구원의 설명이다.

올해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알리바바에 물류 관련 회계 자료와 중국의 최대 쇼핑이벤트인 '광군제 관련 경영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회사의 회계 관행에 대한 논란이 증폭됐다.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은 알리바바가 공시하는 재무제표의 투명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주요 물류 자회사의 실적을 회사 실적에 반영하지 않아 손실을 감춰왔으며,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총거래액(GMV) 산출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이후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알리바바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알리바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은 대부분 올해 하반기에 베팅을 시작했다.

지난 10월 중순 중국 정부가 발표한 3분기 성장률이 세 분기 연속 6.7%를 기록하자 중국 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한 것도 알리바바에 역공으로 작용하고 있다.

루리아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 알리바바의 실적도 둔화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소프트뱅크가 지난 6월 알리바바 주식 79억 달러어치를 매각한 것도 알리바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 바 있다. 소프트뱅크가 2000년 알리바바에 투자를 시작한 이후 알리바바의 지분을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중국 경제에 대한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의 짐 차노스는 2015년 11월부터 알리바바의 주식을 공매도하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에도 CNBC에 출연해 알리바바의 지배구조와 회계 투명성 의혹을 이유로 알리바바 주식을 팔라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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