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입장 반영>>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삼성물산이 한국과 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을 주목하고 있다. 회담 결과에 따라 총사업비 5조원에 달하는 카자흐스탄 발하쉬 프로젝트가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인데 복잡한 국내 정치 상황이 변수로 언급됐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계약해지 통보 이후에도 카자흐스탄 정부 측과 발하쉬 프로젝트를 재개할지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말 삼성물산의 계약해지 통보로 주어진 60일의 재협상 기한을 초과했지만, 양측은 추가 협상 필요성을 인정해 기한을 연장했다.

발하쉬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 발하쉬 호수 인근 지역에 1천320메가와트(MW)급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5조원으로 추정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 2009년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나, 지난 8월31일 삼성 측이 공사착수지시서 미발급을 이유로 프로젝트 특수목적법인(SPC) 지분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하고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양측간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삼성물산은 프로젝트 재개 여부에 대해 아직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이 풋옵션을 행사한 SPC 지분은 당초 공시에 언급된 기한인 60일이 지났지만, 아직 거래상대방인 삼룩에너지사에 인수되지 않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사업주체인 시행사에 지분 투자한 상사부문은 재개를 염두에 두는 반면 시공사로 참여한 건설 부문은 프로젝트 재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이목이 쏠렸다.

전력이 부족한 카자흐스탄으로서는 발하쉬 발전 프로젝트 재개가 절실하고, 국민적 관심이 크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박 대통령에게 협조를 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저유가로 사업성이 악화됐고, 양측간 비용 등에 대한 이견이 있음을 고려하면 프로젝트가 추진 동력을 얻기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부 측은 프로젝트 비용의 일부 축소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지리적 위치를 고려하면 운송비가 많이 들어 비용축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복잡하게 돌아가는 한국의 정치 상황이 프로젝트에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카자흐스탄 내부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프로젝트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며 "그러나 현재 한국의 복잡한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하면 프로젝트가 큰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정부에서 사업재개 관련 의사를 표명했지만, 당사는 풋옵션을 행사한 만큼 사업중단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을 재개하려면 카자흐스탄 측이 EPC 업체의 사업 안정성 보장장치 등 필수적인 선결 조건들을 합의하고 이행해야 하는데 현재 이러한 부분들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지난달 7일 오전 11시18분에 송고한 "카자흐, 삼성물산에 러브콜…"발하쉬 발전사업 재개하자"" 기사 참조)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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