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올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뒤 수주 대박이 거론되던 이란 건설시장이 트럼프 쇼크에 떠내려갈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對)이란 핵 협상안 반대 인사를 주요 요직에 임명했기 때문인데 기존 협상이 재검토되거나 이행이 늦춰지면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를 추진하는 프로젝트도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다.

28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8일 미정보기관(CIA) 국장직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란 핵 협상안에 반대 입장을 지닌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과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각각 내정했다.

CIA 국장으로 내정된 폼페오 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세계 최대의 테러리즘 후원국과 맺은 '처참한 협상안(disastrous deal)'을 되돌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등 이란 핵 협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국내 건설업계도 트럼프 당선인의 이란 핵 협상 관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만약 재협상이 이뤄진다면 기존 협상에 근거를 둔 이란 건설시장 접근 전략의 일대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림산업은 이란 이스파한 아와즈 철도, 박티아르 수력발전 댐 프로젝트에 대해 가계약을 맺고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스파 12단계 확장사업의 기본계약을 체결했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바흐만제노 정유시설 공사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 건설사들은 기존 이란 핵협상안의 유지를 전제로 프로젝트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재도 금융제재 등이 실질적으로 해제되지 않아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이란과 재협상을 공식화할 경우, 프로젝트 지연 또는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이란 프로젝트 관련 달러화 결제를 두고 미국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며 "협상안 이행이 늦어지면 구속력이 약한 MOU 단계 프로젝트는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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