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저녁 만찬 회동을 갖고 최근 경제·금융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만남이 채권시장에는 매수 재료로 작용했던 점도 고려해야한다.

전일 미국 채권금리는 내년 금리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도 약세에 일조했다. 10년물은 투자자들이 인식했던 심리적 중요 레벨이었던 2.50%를 가볍게 돌파한 후 조정 없이 추가 상승했다. 10년물은 2.88bp 오른 2.6034%, 2년물은 0.04bp 하락한 1.2758%로 마감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1.7% 상승했다. 근원소비자물가 역시 전월대비로는 0.2%, 전년대비로는 2.1% 올랐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이주열 총재도 전일 금통위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국내 물가 상향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내년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가는 이미 유가하락 영향이 소멸되면서 상승이 불가피하다. 전기료 개편 등이 일시적 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저유가 기저효과와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식품물가 상승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월 물가가 전년대비 1.5%를 넘을 경우 한은은 내달 물가목표설명회를 또 다시 개최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현재의 정국 혼란을 매우 큰 위험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은 역시 10월 전망치보다 하방 리스크라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10월과 11월에 나온 지표로만 확인했을 때 채권시장의 우려가 다소 과도한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1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7% 증가했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 수출이 1분기에 바닥을 찍고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총재의 평소 커뮤니케이션 스타일로 봤을 때 상당한 확신이 있을 때만 디테일한 평가를 내린다. 전일 이주열 총재가 보여준 물가와 수출에 대한 평가는 새겨 들을만 하다.

금통위가 비둘기파적이지 않았음에도 서울채권시장은 전일 오후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또 다시 강세를 보였다. 최근 며칠 동안 오후 3시를 기점으로 '매수타임'이 연출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여러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일부는 초장기물 딜링 세력이 수급이 조용한 틈을 타서 적은 규모로 장기물을 움직인다고 하기도 하고, 일부는 장기투자기관이 단기물과 장기물의 교체매매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전일 보험+기금 계정은 10년물과 30년물을 중심으로 매수했다. 30년물 스트립채권 매수도 포착됐다. 장기물이 유독 강했던 이유는 수급으로 해석할 수 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2.3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78.50원)보다 4.10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71포인트(0.30%) 상승한 19,852.24에 거래를 마쳤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4센트(0.3%) 하락한 50.90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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