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연기금들이 연내 막바지 주식 투자자금 집행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도 지난 11월 전후로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며 주식 추가 투자 기대감을 높였지만, 트럼프 기대로 증시가 상당 부분 오른 데다, 국민연금 압수수색 등도 겹쳐 보수적인 투자로 돌아서고 있어 연내 자금집행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기금은 전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1천25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4천278억원을 순매도했다.

2013년에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1천94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천919억원을 순매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6분의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2014년에도 연기금은 두 시장에서 5조2천686억원, 작년에도 9조8천274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나마도 국민연금의 벤치마크(BM) 복제율 포기 방침이 전해진 11월 이후 코스닥과 중소형주 투자를 늘려 코스닥 매도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12월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동반 순매수를 이어가던 연기금은 전일 두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달 연기금들은 앞다퉈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자금집행을 예고했다.

국민연금은 투자자금 1조원을 맡길 위탁운용사 10곳을 선정했고, 연내 3천억원의 자금을 추가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중소형주형과 가치형과 액티브퀀트형 등 3개 유형이 포함됐다.

사학연금도 중소형주형 운용사, 성장형 운용사, 성장형 자문사를 선정했고, 공무원연금도 사회책임투자형과 배당성장형, 중소형주, 장기투자형을 선정을 마무리했다.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3대 연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한 것이다. 특히 3대 연기금이 중소형주를 신규위탁 유형에 포함해 어느 때보다 미집행 자금 투입 시점에 시장 관심이 쏠렸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의 추가 자금집행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내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국민연금이 삼성 관련 2번의 압수수색을 받은 만큼 연기금들이 전반적으로 보수적 투자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저점에서 증시가 반등한 만큼 시기를 두고 지켜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연기금 관계자는 "대내외로 변동성이 있는 시기에 자금을 집행하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좀 더 추이를 보고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며 "특히 중소형주와 코스닥이 저점에서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 색깔이 삼성전자 독주여서 약속한 자금집행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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