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내년 국내·외 사업환경 악화에도 건설업계는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국내 신용평가업계에서 제시됐다.

한국기업평가는 27일 '2017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건설업의 2017년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계 전반의 영업실적은 2016년 대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해외수주 축소와 국내 주택경기 둔화에도 작년과 올해 분양한 물량이 기성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신평사들의 설명이다.

한기평은 내년 주요 건설사의 이자 및 세전 이익(EBIT) 마진이 올해 수준인 4.3%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 수익성은 주택경기 회복에 힘입어 지난 2014년부터 개선되기 시작했으며 올해에는 4.3% 수준까지 올라섰다. 내년 매출도 올해 기록한 80조원 수준을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한기평은 "작년과 올해 분양한 주택사업의 기성으로 주택부문의 실적은 호조세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7년 산업위험 포럼' 발표 자료에서 '우수한 주택분양 현장에 의한 단기적 수익성 및 현금흐름 개선 전망'을 내년 건설업계의 기회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내년 건설업계 업황은 악화하며 중장기 실적전망을 어둡게 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축소되는 데다 해외수주 여건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발주와 직결되는 유가가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성 등에 영향을 받아 상승 폭이 제한되면서 균형재정 유가 수준에 미치지 못해 불리한 수주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균형재정 유가란 원유를 수출하는 산유국 정부가 균형재정을 달성할 수 있는 유가 수준을 의미한다. 즉 산유국 정부가 자산매각, 자금 차입 없이도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4월 발간한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GCC(걸프협력회의) 회원국들의 평균 균형재정 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 중반 수준으로 추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균형재정 유가는 66.7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날 기준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52.21달러 수준으로 균형재정 유가를 밑돌았다.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석유화학플랜트에 집중된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지역과 공종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학습 비용 성격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한기평은 "해외사업은 적자공사의 완공이 일부 이루어지면서 손실 폭 감소가 예상되나, 저하된 해외수주 여건 지속과 주요 사업의 준공 지연, 과중한 미청구공사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부진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스신평은 "주택부문의 단기실적이 양호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주요 프로젝트들의 분양실적, 지역, 입주 시기 등에 따라 차별적인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 주요 21개사의 합산 실적과 전망, 출처:한국기업평가, 각사>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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