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빅배스 후 매각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대우건설이 채권시장에선 박한 평가를 받았다. 불확실성이 큰 매각 이슈보다는 저하된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채권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16일 채권시장·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4133)에 따르면 전날 '대우건설 30-2' 회사채는 민평금리보다 무려 215bp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투자자들이 대우건설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면서 2%포인트가 넘는 금리를 얹어주겠다고 약속한 후에야 거래가 성사된 셈이다. 그만큼 대우건설 회사채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다는 의미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우건설에 대한 인기가 치솟은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9일 작년 실적이 발표된 이후 상승세를 지속했다. 전일 기준으로 보면 지난 8일 종가(5천350원)보다 17%나 올랐다. 대거 손실이 예고된 실적이 공개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사우디아라비아 오일머니의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상승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박한 평가는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작년 말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대규모 손실이 반영됨에 따라 363.7%까지 치솟았다. 지난 2015년말에 비해 무려 117.1%P나 오른 결과다. 자본총계도 지난 2015년말 2조7천806억원에서 2조20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신용평가업계도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의 실적 발표 직후 신용등급을 각각 'A-'로 한 단계 낮추고 나서도 등급 하향 검토대상을 유지했다. 아직 회계법인의 감사 의견이 발표되지 않은 데다 추가손실 가능성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기평 관계자는 "주요 손실 프로젝트의 진행률이 50% 내외에 그치고 있어 추가 원가 발생 가능성이 여전히 잔존해 있고 그 외 해외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사업진행 과정에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해외사업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수익성 개선 가능성 여부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식보다는 회사채의 유동성이 떨어지다보니 투자자 성향도 더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매각 이슈보다는 정량적인 재무지표가 채권시장 평가에 더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전 10시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전일대비 20원 내린 6천2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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