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해외 법인들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합병법인 탄생 이후 카카오는 해외에서 꾸준히 사업 활로를 모색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콘텐츠와 핀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의 물꼬를 조금씩 트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16일 카카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 패스 모바일은 지난해 1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패스 모바일 인도네시아 법인의 순손실도 14억원에 달했다.

반면, 패스 모바일과 패스 모바일 인도네시아 법인의 작년 매출은 각각 11억원과 3천500만원에 그쳤다. 패스 모바일이 낸 매출보다 손실이 10배 이상 많은 셈이다.

패스 모바일은 카카오가 지난 2015년 인수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패스(Path)'와 모바일 메신저 '패스 톡(Path talk)'을 운영하기 위해 만든 자회사다.

패스는 미국에서 개발됐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서비스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함께 '3대 SNS'로 불리기도 했다.

카카오는 회사의 초기 멤버인 송지호 부사장을 패스 모바일의 대표로 선임하는 등 패스를 거점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장에 공을 들였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시너지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카카오톡의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된 카카오재팬의 쌓여가는 적자도 고민거리다.

카카오재팬은 지난해 4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 매출은 30억원에 불과해 카카오재팬 역시 매출보다 손실 규모가 컸다.

이 밖에 베이징 카카오도 7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해외 법인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모바일 사업의 특성상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고려하면 현지 법인이 내는 적자는 일종의 수업료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 해외 자회사들이 매출 증가 없이 적자만 늘고 있어 카카오의 연결 실적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최근 게임, 웹툰 등 콘텐츠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다.

카카오의 게임 전문 계열사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7월 사명 변경과 함께 글로벌 멀티 플랫폼 게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 사막'이 북미와 유럽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등 해외 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 포도트리도 지난 1월 웹툰 20편을 중국 만화전문사이트 텐센트 동만에 서비스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다음 달 핀테크 전문 자회사로 출범하는 카카오페이 역시 중국 알리페이와 손을 잡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의 모회사 앤트파이앤셜 서비스그룹으로부터 2억달러(약 2천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알리페이 가맹점 혹은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해져 해외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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