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구글과 로레알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연방수사국(FBI) 등 정부 기관이 입주한 유명빌딩에 투자하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사례가 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우량 임차인을 둔 빌딩은 상대적으로 신용과 공실 위험이 작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로레알 본사 빌딩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재 건설 중인 이 빌딩은 준공 후 로레알 럭셔리 부문 본사가 장기가 임차해 사용할 계획이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손길은 구글 빌딩에도 미쳤다. 작년 말 2개의 공제회는 미국 뉴욕 맨하탄 소재 구글 입주 빌딩에 대한 1천억원 규모 중순위(메자닌) 대출채권에 투자했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이 임차한 빌딩에 투자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KDB생명, 신한생명 등 6개 보험사는 작년 FBI를 주요 임차인으로 둔 워싱턴 소재 빌딩에 대한 투자승인을 완료했다. 지난 2015년 말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미국 국세청이 입주한 필라델피아 소재 빌딩을 4천억여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이처럼 유명 임차인을 둔 빌딩에 국내 큰손의 투자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비교적 낮은 위험을 지목했다.

해외오피스 투자도 정기적으로 임대료가 유입된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채권투자로 볼 수 있는데, 신용도가 높은 임차인이 입주해 있으면 그만큼 거래 상대방 위험이 작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통상 우량 임차인이 장기 임대계약을 하는 사례가 많고,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른 임차인을 모집하기 수월하다는 측면에서 공실 위험이 작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언급됐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유명 임차인이 있는 빌딩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용·공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며 "유명빌딩에 투자할 경우 내부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비전문가를 설득하기 수월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공실 위험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측면에서 금고나 서버 등을 갖춘 임차인은 이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이들이 입주한 빌딩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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