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홍콩의 외환 발행 은행 세 곳 모두가 러시아 범죄조직 등이 관리하는 돈세탁망에 연루됐다고 2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매체는 '조직범죄 및 부패 전문 보도 프로젝트(OCCRP)' 보도를 인용해 중국은행의 홍콩, 마카오, 중국 지점 등을 통해 7억1천700만 달러(약 8천억 원)가, 전 세계 HSBC 은행을 통해 5억4천500만 달러(약 6천100억 원)가, 스탠다드차타드(SC) 홍콩 지점을 통해서는 2천900만 달러(약 325억 원)의 돈세탁 자금이 처리됐다고 전했다.

또 항셍은행의 홍콩과 본토 지점을 통해서는 5천100만 달러의 러시아 불법 자금이 처리됐다.

앞서 OCCRP는 2010~2014년 사이 국제적인 불법 돈세탁망에 러시아로부터 최소 200억 달러(약 22조원) 이상의 수상한 자금이 유입됐다고 폭로했으며 해당 거래가 HSBC, RBS,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을 통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HSBC를 통해 처리된 자금은 대부분 홍콩 지점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해당 돈세탁망은 러시아 범죄조직뿐만 아니라 러시아 정부, KGB 등과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HSBC 대변인은 SCMP에 "은행은 금융 범죄와 싸우는 데 헌신해왔다"라며 "은행은 의심스러운 활동을 확인해 이를 해당 정부 당국에 보고하는 시스템과 절차를 갖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은행 대변인은 그럼에도 "이번 사건은 중요한 정보를 가진 쪽과 그렇지 못한 쪽 즉 공공과 민간 부문의 정보 공유가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행 홍콩은 성명서를 내고 "은행은 돈세탁과 금융 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채택하고 있으며 관련 법과 규정을 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또 돈세탁, 테러 금융, 기타 금융 범죄 등을 차단하고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내부 정책과 시스템, 통제 조치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SC와 항셍은행 대변인도 돈세탁 방지를 위한 관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으며, 불법적인 거래가 포착될 경우 이를 당국에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금융감독청(HKMA)은 개별 은행과 관계된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해당 사안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홍콩에 관련 영향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HSBC는 돈세탁을 통해 멕시코 마약조직의 불법자금 통로 역할을 해왔다는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12억 파운드가량의 벌금을 낸 바 있다.

또 같은 해 SC도 '대(對) 이란 제재'와 관련된 불법거래로 미국에 3억2천700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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