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지난해 건설업계에서 사외이사가 많게는 회의당 약 890만원을 받으면서 반대 의견을 표명한 횟수는 전체를 통틀어 3회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인 경영권 감시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공시된 5대 상장 건설사의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따르면 작년 GS건설의 사외이사 1인당 평균보수는 6천250만원에 달했다. 작년 이사회가 7회 열렸음을 고려하면 회의 1회당 892만원을 받아간 셈이다.

GS건설의 사외이사 평균보수는 3위 수준이었지만, 정기 이사회 개최 횟수가 적어 회의당 보수가 가장 높게 산출됐다.

회의당 사외이사 보수는 현대건설(약 666만원)이 두 번째로 높았으며 삼성물산(520만원), 대림산업(약 401만원), 대우건설(약 336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 1인당 사외이사 평균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물산의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7천8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사외이사들이 받은 보수 총액 4억6천800만원을 사외이사 수(6명)로 나눈 값이다.

현대건설이 7천325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GS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6천250만원과 5천375만원을 나타냈다. 대림산업은 사외이사 1인당 평균보수가 4천820만원으로 가장 작았다.

작년 5대 상장 건설사의 이사회는 평균 12.2회 열렸다.

가장 이사회를 많이 개최한 건설사는 대우건설로 16회였다. 해외 지사 및 연락사무소 설치, 이에 대한 위임장 발급, 프로젝트에 대한 신용제공 승인 등이 주로 논의됐다.

삼성물산이 15회로 두 번째를 기록했으며 대림산업 12회, 현대건설 11회, GS건설 7회 순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제기한 경우는 5대 건설사를 통틀어 3회에 불과했다.

대우건설을 제외한 다른 건설사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는 사외이사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우건설의 사외이사 2명은 지난해 9월 열린 이사회에서 '퇴직임원 처우에 관한 규정 개정의 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시했고 이 건은 부결됐다. 건설사업 사회공헌재단 기금 출연 건에 대해서도 1명이 반대했지만, 과반수가 찬성하면서 조건부로 가결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사외이사가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경영활동이 주주이익에 부합하는지 감시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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