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금융당국이 중기특화증권사를 도입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아직 이들 증권사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제도 시행 전부터 활발했던 중소기업 채권발행(P-CBO) 등은 더욱 좋아졌지만, 제도 도입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여겨졌던 중소기업 지원 펀드 운용 등은 실적이 미진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된 곳은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이다.

당초 KB투자증권이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됐었지만, 현대증권과의 합병으로 빠지게 됐다. 그 자리에는 KTB투자증권이 들어갔다.

지난 1년간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된 5개 증권사의 성과를 비교한 결과 중소기업 채권 주관과 크라우드펀딩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하면 실적이 미진하거나 아예 전무한 부문이 많았다. 지난해 말 포함된 KTB투자증권은 제외했다.

우선, 금융당국이 핵심 사업으로 추진했던 중소기업 지원 펀드 운용 실적의 경우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만 펀드를 설정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80억원 규모의 'KAI-KSM 크라우드시딩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중소벤처 기업에 의무적으로 75%를 투자해야 한다.

IBK투자증권도 지난해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신기술투자조합 'Value-up 중기특화 솔루션 신기술투자조합 1호'를 포함해 2개의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중소기업 지원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받아야한다. 지난해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된 곳 중 4곳이 신기사를 등록했다.

지난해 6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을 시작으로 8월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이, 10월에는 유진투자증권이 신기사를 취득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신기사 등록으로 신기술투자조합의 결성이 가능해져 기업금융(IB)사업부문 내 PE운용업무와 함께 IB 투자수익모델을 결합해 중장기적으로 영위 가능한 모델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유상증자 주관실적, 인수합병(M&A) 자문실적 등은 대부분이 1~2건이거나 없는 곳도 있었다.

중소기업 유상증자 주관실적의 경우 유안타증권이 13건(ABS 포함) 1천200억원 규모로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그 밖에 키움증권이 2건으로 140억원 규모, 유진투자증권이 1건 15억원, IBK투자증권이 1건 4억9천만원 수준이었다.

M&A 자문실적의 경우 유안타증권이 3건, 키움증권이 2건이었다. 유진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주관 건수가 없었다.

반면, 중소기업의 P-CBO 발행 등 제도 시행 전부터 이미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 사업은 활발히 이뤄졌다.

중소기업 채권 주관실적은 IBK투자증권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진투자증권이 15건, 유안타증권이 13건 순이었다.

크라우드펀딩도 비교적 활발히 이뤄졌다.

IBK투자증권이 13건을 성공시켜 29억6천만원을 모았고,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중개실적 14건(12억원), 투자실적은 9건(2억2천500만원)의 성과를 올렸다.

유진투자증권은 조달실적 5건(6억5천만원), 투자실적 9건(6천500만원)이었고, 키움증권은 5건 중 3건을 성공시켜 14억5천만원을 모았다.

유안타증권은 중개업을 운용하지 않고 기존 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공동 발굴, 투자유치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투자실적은 3건이었다.

한 중기특화증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라 개별 건당 규모가 작기 때문에 지원 규모 등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처음 시작돼 이제 1년 지난 것이라 아직 실적이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미래를 위해 기반을 닦아놓은 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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