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올해 네 번째 도전하는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랙록은 중국 본토 A주가 MSCI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중 하나인 도이체 에셋 매니지먼트도 ETF 관점에서 A주가 MSCI 지수에 편입될 경우 더 이상의 기술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UBS 에셋 매니지먼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매튜 아시아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A주의 편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언급해 많은 기관투자자가 올해 여름 A주의 MSCI 편입 가능성을 크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MSCI는 지난 3월부터 중국 A주의 편입 여부를 놓고 시장의 의견을 청취하기 시작했다. 편입 여부는 오는 6월 결정된다.

중국 A주가 MSCI 지수에 편입될 경우 이는 중국 증시에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MSCI에 편입된 중국 종목은 홍콩이나 뉴욕 등 역외에 상장된 종목들로 중국 역내 주식이 MSCI에 편입된 경우는 처음이 되기 때문이다.

A주의 편입은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MSCI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는 많은 글로벌 펀드들의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A주가 MSCI 지수에 편입될 경우 글로벌 펀드들이 당장 130억 달러가량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유입 자금은 중국 증시의 편입 비중이 높아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 역시 A주의 MSCI 편입을 위해 노력해왔다.

후강퉁과 선강퉁을 통해 외국인들에 역내 주식시장을 개방했고, 불투명한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외국인 투자 제한 등을 대폭 완화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투자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2015년 증시폭락에 대한 기억이다. 당시 천여 개의 종목이 수개월간 거래 정지되면서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고, 정부의 잦은 개입도 정책 신뢰에 의문을 야기했다.

다만 중국 증권 당국은 이후 기업들이 주식거래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정 조건에서만 허용하는 등 규정을 강화했고, MSCI도 이번에 편입 대상에 50일 이상 거래 정지됐던 주식은 제외하기로 했다.

MSCI는 또 편입 종목을 기존 448개 종목에서 후강퉁이나 선강퉁을 통해 투자가 가능한 169개 종목으로 대폭 줄여 위험 익스포저를 낮췄다.

이외에도 MSCI는 중국 거래소 측과 A주 관련 금융상품을 상장할 때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요건을 없애달라고 협상 중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중국과의 연휴 일정의 차이와 상하이의 종가 결정 방식, 교차거래에서의 일일거래 한도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캐서린 양 투자 디렉터는 MSCI가 제안한 편입 주식 수가 제한적이라 편입은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UBS 에셋 매니지먼트의 제프리 왕 글로벌 신흥시장 주식 헤드는 MSCI의 완화된 제안이 편입 가능성을 높인다며 자사는 편입을 찬성하도록 로비하고 있진 않지만, 고객들은 변화된 사안들을 더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자산운용사인 매튜 아시아의 앤디 로스만 투자 전략가는 자사는 편입을 예상하고 A주를 더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 관점에서 중국(A주)은 머지않은 미래에 편입될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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