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케이블TV 업계 3위 딜라이브가 2년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재등장한 가운데 인수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이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높은 매각가격과 새정부 출범 이후 추진될 방송산업 규제 개편 등이 매각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의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최근 삼일Pw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매각주관 계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삼일PwC는 기업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음 달 초 황금연휴를 고려하면 잠재 후보에게 투자안내서(IM)를 보내는 시점은 내달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는 지난 2015년에도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유료방송을 운영 중인 국내 대기업과 몇몇 해외 투자자들이 인수를 검토했지만 2조원이 넘는 몸값이 발목을 잡았다.

다만, 딜라이브가 케이블TV 업황 부진에도 지난해부터 가입자 순증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2년 전보다 매각 환경이 나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선된 실적도 딜라이브 기업가치 산정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딜라이브는 지난해 금융비용을 줄이면서 전년보다 69.1% 증가한 35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천70억원이었다.

업계 안팎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IPTV 2·3위 업체로 1위 KT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케이블TV 업체 M&A를 통한 가입자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당장 약 200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이동통신 3사 모두 미디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어 딜라이브 인수는 짧은 기간 내에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최선책으로 꼽힌다.

문제는 인수 후보들의 눈높이에선 여전히 예상 매각가가 턱없이 높다는 점이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인수금융 회수와 대주단 출자전환을 감안하면 매각가를 최소 1조5천억원으로 책정해야 한다. 2년 전보다 몸값이 낮아졌지만 지난해 무산됐던 CJ헬로비전 M&A 가격(약 1조원)과 비교하면 인수자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 업계 1위로 4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1조1천6억원으로 딜라이브(5천891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다음 달 대통령선거 이후 국회에서 재논의될 통합방송법 개정안 역시 이번 M&A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방송법은 IPTV에 대한 규제를 방송법으로 일원화해 규제하는 것이 골자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통사들은 그간 딜라이브를 비롯한 케이블TV 업체 M&A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통합방송법 등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특히 지난해 CJ헬로비전 인수에 실패한 SK텔레콤은 M&A를 재추진하기 위해 규제 환경 변화라는 명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매각가가 높다는 지적 탓에 이번에도 통매각뿐 아니라 분할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며 "일부 지분은 예전부터 관심을 보였던 해외 투자자에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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