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홍콩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투자자의 부정적 보고서에 주가가 급락한 종목이 또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해당 주식의 폭락을 지적하며, 현재의 홍콩 주식시장이 위험한 버블 폭발의 전형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홍콩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풍성홀딩스(00607.HK)의 주가는 11.89% 급락했으며 이후 주식거래는 중지됐다.

이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글라우커스 리서치가 풍성홀딩스의 주가 패턴과 밸류에이션, 자산처분 과정 등에 의문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작년 9월 WSJ은 2013년 12월 우회상장 후 200% 이상 급등한 풍성홀딩스의 주가가 실적과 비교해 너무 빠르게 올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주가는 이익의 27배, 자산 가치의 10배에서 거래됐다.

이는 회사의 주가가 FTSE 지수에 편입된 데다 후강퉁 거래 종목에 편입되면서 글로벌 투자자와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동시에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풍성홀딩스의 이익에 상당 부분은 회사가 소유한 또 다른 개발업체 탁아개발(02098.HK)의 주가 급등에 따른 장부가 이익이다.

풍성홀딩스는 탁아개발의 지분을 8.2% 보유하고 있고, 탁아개발은 반대로 풍성홀딩스의 지분을 3.5%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유통 주가 총 발행 주식 수의 30%를 밑돈다는 점에서 이들의 지분보유량은 상당한 규모다.

탁아개발의 주가는 작년 3배가량 올랐고, 풍성홀딩스의 주가는 2배가량 올랐다.

결국, 양사의 주가 급등은 각기 상대 주식이 급등하면서 발생한 장부가 이익에 기반을 둔 셈이다.

글라우커스 리서치는 풍성홀딩스의 주가 패턴도 지적하고 나섰다.

글라우커스는 풍성홀딩스의 주가가 장 막판에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뛰는 패턴을 보인다며 이는 과거 버블 논란을 빚은 홍콩 주식들과 같은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거래 자료를 살펴보면 이 같은 패턴이 확인된다고 WSJ은 전했다.

만약 장 마감 한 시간 전에 주식을 산 후 이를 마감 시점에 매도할 경우 해당 기간 거래한 투자자는 44%의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매수 후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했더라면 해당 기간 투자자는 14%의 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WSJ은 이외에도 풍성홀딩스와 탁아개발 모두 부채의 담보물로 회사의 주식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작년 12월 기준 탁아개발은 자사가 소유한 풍성홀딩스의 주식 전부를 대출 담보물로 사용했다. 풍성홀딩스도 금융자산을 담보물로 활용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탁아개발의 주식이었다.

탁아개발의 회장도 대출을 내기 위해 자사의 주식 8%가량을 담보로 삼았다.

만약 채권단이 담보물의 가치를 우려할 경우 이들 주식은 시장에 쏟아져 주가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WSJ은 경고했다.

이는 최근 홍콩시장에서 85% 급락한 낙농업체 중국휘산유업과 같은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이 같은 방식으로 버블이 터진다면 결국 이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풍성홀딩스가 글로벌 지수에 편입됨에 따라 뱅가드와 블랙록 등이 보유한 지분은 각각 1.4%, 0.9%로 집계됐다.

WSJ은 풍성홀딩스의 주가는 높은 밸류에이션 등을 감안하면 지속 불가능하다며 이번 글라우커스의 보고서는 "최후의 결정타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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