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가며 지수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프랑스 대선 결과 안도와 북핵 리스크 완화 등에 단기 베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일 코스피를 6천500억원 사들이는 등 지난 21일부터 3거래일간 약 1조2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세 속에 코스피는 전일 2,200선 가까이 급등하며 6년 만에 2,190선을 넘어섰다.

지난 주말 열린 프랑스 대통령선거에서 1차 투표 결과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완화됐고, 북한 리스크도 경감되며 외국인의 주식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은 북한 노동당 창건 85주년이었으나 별다른 도발이 발생하진 않았다.

대내외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되며 달러-원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았고, 외국인의 주식 투자 환차손 우려도 줄어들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특히, 유럽 지역 불확실성 완화 속에 단기적 성격의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 빠르게 유입됐다는 게 이들의 관측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가 유럽 금융 불안을 잠재우며 유럽계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북한 도발과 프랑스 대선 등의 대내외 불확실성은 그동안 달러-원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었고, 지난주까지 외국인의 환차손 우려도 커졌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달러-원의 상방이 막히며 외국인 자금도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1분기 실적 기대감 등 국내 시장의 펀더멘털을 보고 단기적 매수세를 집중하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전일 삼성전자 등 특정 종목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것은 여전히 이들 주가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는 얘기다.

실제 외국인은 전일 삼성전자만 3천억원 가까이 사들이며 매수세 대부분을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순매수 속에 하루 동안 3.54% 급등했다.

다만, 외국인의 최근 매수세가 단기적 성격이 강한 만큼 수급 기반이 불확실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유럽계 등 단타 거래 자금이 달러-원 방향성 등에 빠르게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춘영 연구원은 "유럽게 자금의 투자 패턴을 고려할 때 추세적 유입 여부를 자신하기 어렵다"며 "프랑스 2차 투표와 영국 조기총선 등 남아있는 정치 이벤트에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외국인 수급도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서 "외국인 매수가 일부 업종으로 차별화되는 것도 실적 시즌에 따른 업종 선호도가 반영된 것으로, 실적 기대가 정점을 통과하면 외국인 매수가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위험선호 회복에 의한 외국인 수급의 1차적 회복 구간"이라며 "이들 매수세가 과거만큼 기조적이지 않고, 비워둔 곳간을 채우는 작업을 우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그 이후에 향후 지표 회복을 확인한 뒤 외국인은 더욱 기조적인 매수 스탠스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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