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KB자산운용이 대체투자부문을 분사하려던 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대체투자부문을 다른 법인으로 분사할 계획이었으나 잠정 보류했다.

자회사 신설로 인해 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나는 데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KB운용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대체투자부문을 분사해 자회사로 둘 계획이었지만, 자회사에 백오피스를 따로 둬야 해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간다. 또 분사해서 자회사를 만들면 PE부문을 손자회사로 둬야 하고 펀드 이관에 고객들의 동의를 일일이 받아야 하는 등 제도적 불확실성이 존재해 현재 계획을 보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운용사 펀드를 이관하려면 펀드마다 전체 투자자의 4분의 1이 참석해 과반이 찬성하는 수익자 총회 통과를 통과하게 돼 있다.

앞서 KB운용은 인프라운용본부와 부동산운용본부, 기업투자본부 중 일부를 떼어내 신설법인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신설법인은 이르면 올 하반기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지주가 옛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과의 합병 등을 검토했으나 KB금융이 현대운용을 매각하기로 함에 따라 따로 자회사 설립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KB운용이 운용하는 부동산과 특별자산펀드는 각각 1조7천110억원, 6조4천684억원이다. 이는 전체 펀드 설정액 36조6천198억원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KB운용이 대체투자부문 분사를 검토했던 것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5월 '1그룹 1운용사' 규제를 완화하면서다. 당국은 단일 자산운용사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소규모 운용사 난립을 막기 위해 2009년 2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분사 제한 원칙을 고수해왔으나, 운용사들이 시장 환경에 맞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난해 이를 풀어줬다.

펀드 특성에 따라 전문 운용사를 복수로 소유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지난해 삼성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분사에 나선 바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일 먼저 헤지펀드 부문을 분리해 트러스톤AMG를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조병준 전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 1본부장이 분할 법인 대표이사를 맡았다.

삼성자산운용도 액티브운용과 헤지펀드 부문을 분사해 올 초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삼성헤지자산운용을 신설법인으로 설립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사를 하게 되면 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매니저 보수 산정 기준을 펀드 특성에 맞춰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긴다"면서도 "KB운용이 트러스톤, 삼성과 다른 점이라면 금융지주가 있다는 것인데, 조재민 KB운용 대표가 워낙 꼼꼼하기 때문에 실무적인 부분도 잘 알아봐서 분사를 접기로 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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