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코스피가 2,300에 근접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장기적 강세 재료에도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과 트럼프발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 등으로 단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시 변곡점에선 경기순환 업종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내수주 비중을 확대하는 방어적 투자전략을 권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이후 줄곧 2,200대를 유지하며 지난 주말인 19일 2,288.48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코스피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근 코스피 랠리가 이어진 주요 이유로는 글로벌 자금이 비달러화 자산에 모인다는 점과 글로벌 경기개선에 힘입은 기업 실적 개선 등이 꼽힌다. 이들은 앞으로도 기업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이고, 여전히 실적 대비 주가 밸류에이션이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랠리가 단지 기업 실적 때문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없는 이익이 그저 그런 신흥국, 유럽 주가도 강세를 보이는 등 비달러화 자산으로의 자금 러시 현상 때문"으로 진단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업 실적발표와 맞물려 IT와 금융,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이 실적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면서도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올해 실적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판단된다. 보수적인 기준 적용해도 15% 정도 상승 여력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코스피 강세 재료들에도 당분간 단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화하면서 트럼프 랠리에 대한 기대가 희석됐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나왔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정치적 구설에 오르내리자 글로벌 금융시장 경계감 역시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주가가 상승한 데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호조뿐 아니라 세제개혁안과 인프라투자 확대 등 증시 친화적 트럼프 정책이 주효했다. 탄핵 시 이런 정책적 기대감이 수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주가가 하방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트럼프 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일시적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어 주가 단기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그간 코스피 상승을 이끌어온 유럽계 자금은 환율에 민감하고, 단기 투자성향이 강해 앞으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며 "국내외 금융시장에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안도감이 충분히 반영된 상황에서 더는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곡점 장세에서는 경기순환 업종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내수주 비중을 확대하라고 권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시클리컬 업종 비중 축소에 이어 5월 이후 주도주인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도 비중 축소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4월 이후 IT가전, 미디어, 은행, 소매(유통) 등 내수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코스피 상승 목표치 2,300에 근접한 상황에서 방어적 대응을 권한다. 단기 변동성 확대 시에도 내수주와 일부 IT 업종 중심으로 슬림화된 트레이딩 전략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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