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작지만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하던 IB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위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임기 내 업계 10위권 안에 들겠다는 신성호 사장의 임기 말 실적 관리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IBK투자증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ROE는 개별재무제표 기준 연 환산 5.4%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20위를 나타냈다.

지난 연말 기준 6%의 ROE로 10위권에 머물던 순위가 올해 들어 대폭 떨어진 셈이다.

신성호 사장은 지난 2014년 취임 당시 회사 ROE 7~8%를 달성해 업계 10위권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의 임기는 올해 7월까지다.

회사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74억9천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84억8천400만원보다 12% 줄었다. 자기자본이 꾸준히 늘어나는 와중에서도 순이익은 줄어들며 업계 ROE 수준이 여타 회사들에 크게 뒤처지게 됐다.

회사 실적이 부진한 것은 주가연계증권(ELS) 등 장외파생상품의 운용 성과가 작년보다 악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상품운용과 자기자본투자 등이 포함된 캐피탈마켓 사업부문의 세전당기손익은 지난 1분기 32억2천만원으로, 전년 동기 39억2천만원보다 감소했다.

IB 부문의 수익이 27억4천만원에서 30억2천만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캐피탈마켓부문의 부진 속에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던 셈이다. 자산관리(WM)와 홀세일 등은 지난해보다 수익이 늘어나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편이다.

장외파생운용 등의 비중은 최근 빠르게 높아졌다. IBK투자증권의 파생상품거래이익 비중은 지난 2015년 연말까지만 해도 39.8%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말 현재 65.8%로 급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상승 등 전반적인 운용 여건 악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업황과 무관하게 자체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IBK투자증권의 경우 운용 여건 악화에 따른 수익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타사 대비 ROE가 빠르게 내려간 부분은 뼈 아픈 부분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장외파생상품의 운용 수익이 감소해 전체 당기순이익이 10% 이상 낮게 나왔다"며 "작년 1분기 타사대비 실적이 좋았던 부분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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