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내 인수·합병(M&A) 중개·자문시장에서 해외 투자은행(IB)과 회계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비중은 작아 M&A 인수금융 제공과 같은 특기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M&A 시장의 동향과 IB 업무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IB가 국내 M&A의 재무 자문을 담당하는 경우는 47건(46.1%)이었다. 회계법인이 31건(30.4%)으로 뒤를 이었고, 증권사가 재무 자문을 맡은 경우는 24건(23.5%)에 그쳤다.

자문 거래 규모는 해외 IB가 절대적이었다. 해외 IB의 국내 M&A 재무 자문 규모는 2천2억달러로 전체의 77.9%를 차지했다. 증권사는 424억달러로 18.0%, 회계법인은 106억달러로 4.1%였다.

해외 IB는 국내 기업이 연계된 대형·크로스보더 딜을 중심으로, 대형 회계법인은 중소형·구조조정 관련 딜을 중심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김영도 연구위원은 "국내 M&A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는 M&A 중개·자문 업무가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라 이를 전담할 고정 인력을 배치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인식하게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 M&A 시장 규모는 2009년 350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830억달러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560억달러,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는 38억달러로 규모가 작아졌지만 M&A 제안·미결 현황이 지난 4월 말 현재 544억달러에 달한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해 2월 '원샷법'이라고 불리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M&A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내 증권사도 초대형 IB에 허용된 기업금융을 활용해 M&A 인수금융과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을 발굴해 업무를 확장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