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국내 주식 리서치팀장에 엔지니어 출신인 오인범 팀장을 선임한 이유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 중심의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고, 4차 산업혁명 기업이 주목받으면서 오 팀장이 '102조원' 주식 포트폴리오 리서치 총괄로 발탁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금본부는 채준규 전 리서치팀장이 주식운용실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신규 리서치 팀장에 오 팀장을 선임했다.

오 팀장은 1977생으로 한성과학고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에서 나온 후에는 애널리스트로 변신해 흥국증권과 동부증권에서 IT 섹터를 분석했고, 지난 2014년 국민연금 기금본부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흔해졌지만, 당시에는 드문 업계 출신 IT 애널리스트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기금본부 리서치팀은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내 자산비중 분석과 업종·종목 가치산정, 미시·거시경제 분석 등을 담당한다. 시장이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정확하면서도 빠른 분석이 필수적이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 주식운용실에서 리서치팀이 핵심이라고 평가한다. 직접 주식 운용을 하거나 위탁사에 출자할 때 리서치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지난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투자위원회에서 찬성 결정을 내릴 때도 기금본부 리서치팀의 합병 가치평가 분석 보고서가 큰 역할을 했다.

감사원은 지난달부터 국민연금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와 삼성물산 합병 이슈 등을 포함해 기금운용위원회, 투자위원회 등 외부 위원들의 의사 판단의 기초가 되는 기금본부 보고서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본부는 경력과 능력 중심으로 인사를 하지만, 40대 초반의 운용역을 주식운용실 핵심 팀장에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오 팀장은 나이가 많은 선배들을 제치고 이번에 팀장으로 깜짝 발탁돼 기금본부 내부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이번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 애널리스트를 리서치팀장에 선임한 것에 대해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대형주 강세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27%가 넘게 상승했고, 삼성전자가 전체 코스피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 23% 가량이다.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 기업 육성을 모토로 삼았는데, 오 팀장이 주식 리서치를 총괄하면서 국민연금이 인공지능(AI), 네트워크, 전기차, 사물인터넷(loT)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에 눈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오 팀장이 엔지니어 출신이고 IT 전문가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4차 산업 관련 기업에 보다 주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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