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이 올해 자기자본을 3조원 규모로 늘리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업무를 일부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의 관심 영역은 전혀 다르다는 평가다.

신금투는 새로 확충한 자본을 해외자산 투자 중심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에 집중하는 반면, 메리츠증권은 늘어난 자본을 토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레버리지에 중점을 둘 계획으로 전해졌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조달한 7천500억원의 자금을 부동산 PF 사업 확대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고위 관계자는 "PBS의 사업성은 인정하지만, 현재 잘하고 있는 부동산 PF에 집중해 수익성을 더 키워나갈 예정이다"며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 PBS 사업도 새로 할 수 있게 됐으나 아직은 매력을 찾지 못해 이 사업을 시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RCPS 발행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3조1천억원이 된다.

기업 신용공여(대출) 및 PBS 업무 등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분기에만 부동산과 항공기 금융 등을 포함해 기업금융 부문에서 순영업수익 1천87억원을 올린 바 있다.

주식 브로커리지 사업도 하고 있으나 이보다는 비교 우위에 있는 부동산PF 등 기업금융에서 레버리지를 높여 수익을 높이겠다는 공산이다.

이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들이 PBS를 모두 한다고 해서 따라갈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금투는 지난 2014년부터 진행해온 PBS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3월부터 PBS 사업을 시작한 신금투는 국내는 물론 해외 운용사까지 계약을 맺으며 파이 확대에 나섰다. 전체 순운용자산(AUM)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다. 현재 5천억원, 연말까지 1조원으로 해외 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영국 런던 등 전 세계 10개국에 있는 자산운용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들 운용사가 투자하는 지역은 27개국에 이른다.

신금투 PBS는 이들과 함께 신용장(LC) 등 무역금융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 유럽 크레딧물 롱숏, 유럽 뱅크론 등의 다양한 해외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또 이달 중에는 ALP(Alternative Loan Portfolio)라는 펀드도 선보인다. 이 펀드는 무역금융을 비롯해 다른 대체투자 자산들을 모아 만든 펀드다.

신금투 PBS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PBS의 컨셉 자체가 헤지펀드에 대차를 해주는 기능뿐만 아니라 전략에 대해서 논의하고 높은 수익률을 낼만한 상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며 "헤지펀드 운용사들과 함께 시장을 만들고 키워나가서 국내 금융시장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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