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케이프투자증권이 2년 동안 두 개의 증권사를 인수하는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증권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다만, SK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한 케이프투자증권은 당분간은 추가로 덩치를 키우지 않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케이프투자증권은 25일 SK증권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다음 달 초까지 본계약을 마칠 계획이다. 이로써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또다시 증권사를 인수하게 됐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난 1분기 말 자기자본은 2천억원, SK증권은 4천억원 수준이다. 이번 인수로 케이프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6천억원대로 늘어나 중형 증권사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

케이프투자증권은 SK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30%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케이프투자증권이 경쟁자였던 큐캐피탈파트너스보다 금융위원회 인수 승인 확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다음 달 2일까지 공정거래법에 따라 SK증권 지분 10.04%를 매각해야 한다. 이 기간까지 SK증권 주식 양수도를 마치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SK㈜는 LIG투자증권 인수 과정에서 이미 당국의 관문을 통과한 케이프투자증권에 SK증권을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LIG투자증권 인수 참여자들과 동일하게 컨소시엄을 구성해 SK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다"며 "이미 한 차례 대주주 적격성을 갖췄다는 판정을 받은만큼 이번에도 큰 무리 없이 금융위 인수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당분간 SK증권을 독립 경영할 계획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강점인 ECM을, SK증권은 PE와 위탁매매 분야를 키우는 데 집중한다. 또 SK증권이 보유한 자금동원 능력을 바탕으로 케이프투자증권과 SK증권간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번 SK증권 인수가 증권업계 일각의 시각과 달리 SK그룹 회사채 물량을 오히려 늘릴 기회로도 보고 있다. SK증권의 모회사가 SK㈜에서 케이프투자증권으로 바뀌면서 계열사 지원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증권은 SK그룹 회사채 물량의 30%만 소화할 수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실제로 LIG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범 LG계열의 회사채 물량이 오히려 증가했다.

당분간 증권사 추가 인수에는 속도를 내지 않는다. 대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케이프투자증권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증권사 인수에는 참여할 수 있지만 일단 현재와 같은 규모가 적당하다고 본다"며 "ROE를 두 자릿수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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