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위험 제대로 몰라…고수익만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당국이 다단계 금융회사의 대표를 체포한 것에 대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업체의 대표는 다단계 금융사기의 일종인 '폰지(Ponzi) 사기'로 거액의 돈을 사취했다는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으며, 투자자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대표를 놓아주라고 항의한 것이다.

중국에는 이러한 금융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금융 지식이 부족하고 무모할 정도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에 중국에 다단계 금융사기가 판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2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대학교의 자오시쥔(趙錫軍) 금융학 교수는 "중국 금융시장은 1990년대에 개방했으며 금융시장의 발전 속도는 많은 위험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자오 교수는 "사람들은 고수익을 얻길 바라지만 금융위험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거나 어떻게 상품을 골라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이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투자자들이 위험성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무작정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자오 교수는 중국인들이 자산관리상품(WMP) 등 금융상품에 과도하게 많이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WMP 등은 투자 기간이 짧지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자오 교수는 이러한 상품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은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날 다단계 금융회사의 대표를 체포한 것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궈성쿤(郭聲琨) 중국 공안부장은 인터넷 등을 통한 신형 금융범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인터넷 시대에는 신형 금융범죄의 잠재적인 위험이 매우 크다"며 "금융범죄가 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 공안 당국은 별도 성명에서 "불법적인 자금 모집은 사회 질서를 심각히 훼손하며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2005년부터 피라미드 구조식의 상품 판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단속을 벌여왔다.

그러나 작년에도 개인 간 대출업체(P2P)인 이주바오(Ezubao)가 500억 위안 규모의 사기 사건을 벌이는 등 관련 사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에서 대규모 시위 사건에 연루된 산신후이(善心匯)문화전파유한공사는 2013년부터 투자자들에게 10~30%의 수익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투자금을 모았다.

투자자들의 수익은 다른 투자자의 돈으로 충당됐으며, 관련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만 중국 전역에 5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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