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에 포함되면서 외국인들의 중국 주식 투자가 가능해졌지만, 중국 종목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 때문에 펀드 매니저나 리서치업체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자산실사를 위해 최신형 소프트웨어는 물론, 경영진의 전 와이프에 대한 정보를 캐는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에 있는 GMT 리서치는 최근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이용해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인 항대부동산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실사했다.

이를 통해 항대부동산이 개발 중인 몇몇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는 사실을 회사는 확인했다.

GMT 리서치는 이를 보고서에 담아 항대부동산이 실제는 자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GMT 리서치 측은 해당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애널리스트들이 항대부동산이 보유한 부동산 40여 개를 직접 방문했다고 말했다.

항대부동산 측은 이와 관련해 답변을 거부했다.

또 다른 리서치업체 블랙피크 그룹은 본토에 상장된 한 기업을 조사하던 중에 광둥 성에 있는 회사의 부품공장 중 하나가 텅 빈 상태라는 것을 확인했다.

홍콩에 있는 션 첸 블랙피크 그룹 전략 디렉터는 "인접 공장의 경비원에 따르면 우리가 방문하기 며칠 전에 해당 업체가 동네 주민들에게 외국인 투자자가 방문하면 안전모를 쓰고 근로자인 척을 하면 100위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해당 공장은 가짜였던 셈이다.

일부 리서치업체들은 기업의 재무 정보를 뒤지기 위해 최신형 기계학습 도구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사기회사의 공통된 특성을 추적하는 컴퓨터 코드를 이용해 이를 다른 회사의 특성과 매치시켜 사기 기업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선전의 블루플래그닷아이오(blueflag.io)는 사기가 의심되는 개별 기업들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이러한 방식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회사의 프레더릭 오크비스트 창립자는 "우리가 알아내려고 하는 것은 신경제 관련 기업들이다"라며 "이러한 기업은 사기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일부 리서치업체는 개인에 집중한다. 소위 가족이나 친지 등 이해관계자 간의 거래도 많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과거에 어떤 회사의 정보를 캐기 위해 경영진의 전 부인이나 자녀들이 가는 학교에 대한 정보까지 모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홍콩에서는 부정적 보고서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회사에 비판적인 보고서를 내는 일에도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작년 홍콩당국은 리서치업체 시트론 러시치의 앤드루 레프트에 5년간 홍콩에서 증권거래를 금지했다. 레프트가 2012년 6월에 항대부동산에 대해 쓴 보고서를 공매도에 활용해 이익을 취했다는 이유에서다.

레프트를 변호한 홍콩의 변호사 티모시 로는 홍콩당국의 공격적인 태도 때문에 비판적인 리서치의 양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 더 신중을 기하고 있다"라며 증권 당국이 나중에 어떤 일을 할지 전보다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콩증권선물위원회(SFC) 대변인은 "책임 있는 리서치는 전체 시장의 질과 가격 확인 과정에 기여한다"라며 "우리는 상장사에 대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적법한 코멘트를 압박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중국 당국의 공매도에 대한 규제와 부정적 보고서에 대한 홍콩당국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 등에도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 같은 중국 전문 리서치에 몰리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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