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지난 17일 중국 선전 지수를 4% 이상 폭락시킨 '블랙먼데이' 공포가 단순한 일회성 공포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라는 진단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정책 당국이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에 대한 단속을 지속할 경우 소형주의 재무 상황이 악화해 소형주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전에 상장된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지수는 현재 30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창업판지수는 지난 17일 소위 '블랙먼데이'로 상하이와 선전에서 500개가량의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할 당시 5%가량 떨어졌다.

창업판지수의 주가수익비율(P/B)은 47배로 2015년 고점이었던 145배에서 크게 고꾸라진 상태다.

블랙먼데이는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금융 규제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기구를 만들면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점쳐지며 촉발됐다.

창업판의 소형주들이 폭락을 주도했으며 이는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 레버리지 투자로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소형주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압도했다.

당국의 규제는 당장 해외 M&A에 공격적이었던 몇몇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당국의 단속이 지속하면 해외 인수에 더 적극적이었던 소기업들이 직격탄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거래가 성사된 후 약속한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영업권 상각'이 발생하고, 이는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계상 영업권 상각(goodwill impairment)은 현금 흐름을 발생시키기 위해 인수한 자산의 영업권이 악화할 경우 발생한다.

해외 M&A에 적극적이었던 러스왕 등 최근 몇 주간 창업판에 상장된 기업들이 상반기 대규모 손실을 경고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태군안증권의 탄 한 애널리스트는 "해외 인수를 재무제표를 조작하기 위해 사용했다면 문제다"라며 "해외 인수 후에 영업권 상각으로 취약해진 기업들을 중심으로 버블이 점진적으로 꺼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판에 상장된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만 2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했다.

중국 소형 기업들은 실질적인 투자 목적보다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게 하거나 상장폐지를 막고,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해외 M&A를 활용해왔다.

나티시스 알리샤 가르시아 헤로로 이코노미스트는 "금융환경이 건전할 때라면 중국은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 랜드마크 자산 인수를 허용하지만, 지금처럼 자본유출 우려가 커질 때는 기술적으로 이점이 없는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쏟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IT 신생업체나 소형주들의 주가는 여전히 버블 상태라며 창업판지수의 P/B가 30배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창업판지수의 P/B는 47배 수준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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