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지난달 KTB투자증권을 필두로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들이 앞다퉈 신용융자이자율 인하에 나서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에도 증권사 신용융자이자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앞으로 다른 증권사들도 이자율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28일부터 신규 신용융자에 대해 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

보유기간에 따라 1~7일 기존 5.90%에서 4.50%로 140bp를, 61일 이상에 대해 8.70%에서 8.40%로 30bp를 내리기로 했다.

보유기간 8~15일, 16~30일, 31~60일에 대한 이자율은 각각 5.90%, 7.20%, 8.20%로 기존대로 유지한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도 이달부터 신용융자이자율을 인하했다.

일반 고객 기준 기간에 따라 30일 이하 이자율은 기존 7.5%에서 6.5%로, 60일 이하 이자율은 8.5%에서 7.5%로 내렸다.

61일~300일 이하 기간에 대해서는 8.0%의 금리를 적용한다. 기존에는 61일~90일 이하는 9.5%, 91일~300일 이하는 10.5%의 신용융자이자율을 적용했었다.

KTB투자증권도 지난달 업계에서 제일 처음으로 신용융자금리를 내렸다.

신용융자이자율을 온라인 수수료 체계와 연계해 기본등급에는 이자율 9%를, 실버등급은 7%, 골드등급은 5%를 적용한다. 기간과 관계없이 단일이자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기간에 따라 1~15일에는 9%를, 16~30일에는 10%, 31일 이상에는 12%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적용했었다.

증권사들이 수익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신용융자이자율 인하에 나선 것은 저금리 기조에서도 신용융자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적 여론 때문이다.

증권사 신용융자이자율에 대한 비판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다.

당시 김종석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은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이자율에 둔감하다는 점을 악용해 보이지 않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증권사 간의 대출금리 신용융자금리에 대한 암묵적인 담합이 있는 게 아닌가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가 2011년 6월 3.25%에서 현재 연 1.25%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금리는 요지부동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에 금융감독원도 3분기 중 증권사들이 적정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지 금리 산정 체계를 살펴볼 예정이다

한 증권사 리테일 관계자는 "증권사 신용융자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여론 등으로 금리를 전격적으로 내리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업계 전체적으로 신용융자이자율을 내리는 곳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혹여 증권사들이 제살깎아먹기식으로 경쟁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가 될까 봐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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