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서울 아파트를 매입해 월세를 놓아 얻는 이익률이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채보다 투자 위험이 더 큰 데도 수익률은 비슷한 기간 국채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면 투자 매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주택임대수익률과 취약계층 주거안정 관련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의 연간 이익률은 2.25%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지난달 평균)을 1bp 밑돈다고 추산했다.







<월세 임대의 지역별 주택유형별 수익·비용 및 이익률 추정 결과, 출처:한국금융연구원>

이익률은 주택가격에서 보증금을 뺀 실투자비 대비 월세에서 중개 수수료와 재산세 등의 비용을 차감해 산출됐다. 자본시장 무위험 벤치마크 수익은 주택 소유자의 평균 자가 보유 기간(12년)을 고려해 10년물 국채 수익률로 잡았다.

서울 아파트의 월세 이익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낮았다.

같은 시기 전국 평균 아파트 월세 이익률은 3.13%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89bp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와 비교해서는 88bp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의 월세 이익률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모에 들어가는 실투자비가 빠른 속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5억6천774만원으로 2년 전(5억868만원)에 비해 6천만원 가량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같은 기간 약 2천40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승률로 봐도 서울 지역은 10.4%로 전국 평균(8.45%)를 웃돌았다.

신 연구위원은 "국내 주택시장에서 가격상승으로 인한 자본차익이 없다면 주택임대를 통한 초과수익 확보가 이미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이처럼 수익률이 낮음에도 투자수요가 몰려드는 것은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소득층의 월세 부담은 과중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저가주택일수록 분모가 작아져 월세 이익률이 높아지는데, 세입자 입장에서 보면 더 높은 임차료 부담을 지는 셈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비율(RIR)' 평균은 26.7%로 중소득층(18.9%)과 고소득층(20.6%)을 크게 상회했다.

신 연구위원은 "지역별 주택별로 초과이익률(10년물 국채 수익률과 격차)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차별적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관련해 초과이익률이 높고 주로 저소득 취약계층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며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가주택(지방권, 연립주택 등) 임대에 대한 차별적 적용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가격 산정의 기초가 되는 전셋값의 안정이 취약계층 주거안정에 필수적 요소임을 고려해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주택바우처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월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추이, 출처:한국감정원, 단위: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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