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수백 명의 비트코인 트레이더들과 블록체인 기술자들이 당초 계획된 중국이 아닌 홍콩에서 회동했다.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애초 베이징에서 열리기로 했던 이틀간의 비트코인 콘퍼런스가 홍콩에서 열린 것이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를 규탄하며, 정부와의 본격 전쟁을 예고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 업체인 비트칸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당초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한차례 연기된 후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날 홍콩에서 열렸다.

지난 4일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공개(ICO)를 전면 중단한 것이 타격이 컸다.

비트코인 자금조달 통로인 ICO가 중단되자 비트칸 역시 비트코인의 장외거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이후 비트코인 거래소들도 수주 내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비트칸은 웹사이트에 당국의 최근 규제 단속에 "행사가 취소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홍콩에서 열렸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옹호자로 유명한 사이버 보안업체 대표 존 맥아피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상황을 점점 더 나쁘게 만드는 문을 열었다"고 비난하며,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혁신가들은 이를 피해갈 방법을 (결국) 찾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맥아피 MGT 캐피털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날 SCMP에 "오늘은 가상통화 옹호론자들과 세계 정부 간의 전쟁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맥아피는 "각국 정부가 지금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그들은) 세금도 징수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는 일부 나라에서 패닉을 야기시킬 것이다. 중국은 이미 그것을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블록체인서사이어티의 에밀 찬 부사장도 "암세포를 파괴하기 위해 화학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많은 건강한 세포마저 죽인다"라며 "이처럼 중국에서 일어나는 것은 그것들이 괜찮은 것인지 아니면 사기인지와는 무관하게 많은 프로젝트를 죽일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앞서 WSJ은 중국 당국이 비트코인을 중국에서 사고파는 채널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매수자와 매도자를 찾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개인 간(P2P) 거래나 장외 거래, 혹은 각종 비트코인 플랫폼 등을 통한 비트코인 거래를 포괄적으로 금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비트코인을 둘러싼 사기거래가 확대되고, 비트코인이 돈세탁이나 테러 등 범죄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JP모건의 제임스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을 결국 폭발하고 말 "사기"라고 비난했고, 세계적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도 비트코인은 "거품"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중국에서의 비트코인 거래 비중도 전 세계 거래량의 15% 이하로 축소됐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비트코인의 채굴도 금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3분의 2가량은 중국에서 이뤄진다.

비트메인 테크놀로지의 지한 우 최고경영자는 WSJ에 그러한 루머가 돌고 있으나 채굴 금지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운용 시스템인 엘라스토스의 한 펑 창립자는 채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전기 보조금마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맥아피는 비트코인에 대한 중국의 규제를 1920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이 시행한 주류 금지 조치에 비유했다.

그는 해당 조치로 미국은 알코올 소비를 막지 못했으며 단지 알코올 소비가 범죄 활동과 연계되면서 조직화한 범죄만 양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상화폐에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장담한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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