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이 중국에 '뼈아픈' 교훈을 안겨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 2,000%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베네수엘라의 상황은 중국 해외 투자의 위험성에 '뼈아픈' 교훈을 준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석유 공급 거래와 다른 투자 계약 등을 통해 600억 달러 이상을 대출해줬다. 중국개발은행(CDB) 한곳에서만 지난 10년간 최소 370억 달러를 퍼부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국가부도 상황까지 내몰리면서 중국이 손실을 보전할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상무부 산하 연구소인 세계무역조직연구회 후오 지안궈 부회장은 IMF의 예측은 중국이 역외 투자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IMF는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2,069%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보다 높은 2,349%로 예상한 바 있다.

후오 부회장은 "이번 사례는 중국은 한 나라의 위험을 신중히 검토하고, (투자 전에) 적절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유사한 상황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후오 부회장은 "중국은 여전히 해외 투자를 학습하는 과정에 있다"며 이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에 진출했던 중국 근로자들도 대부분 이 나라를 떠난 상태다.

베네수엘라에 진출했다 광둥 성으로 돌아온 메이 허우는 대다수 중국 투자자와 근로자들이 베네수엘라를 떠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주민은 "많은 중국인이 베네수엘라에서 부동산을 매입해 한때 부동산 가격은 수십만 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휴짓조각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물가 통제가 어려워지자 2015년 12월부터 물가 지표 발표를 중단했다.

베이징에 있는 국제관계학원의 추 인 부교수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의 재정적 지원이 실패했다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며 베네수엘라는 석유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붕괴 직전이지만, 붕괴한 것은 아니다"라며 "베네수엘라가 위험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동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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