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적정금리레벨을 찾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1.25%로 16개월째 동결됐지만,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소수의견을 냈고, 이주열 총재는 통화완화기조 축소 여건이 성숙했다며 금리 인상 시그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총재의 금리 인상 시사에 채권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국고채 3년물은 2.006%, 10년물은 2.429%에 마쳤다.

금통위원의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한 것은 2011년 9월 이후 6년 1개월 만이다. 소수의견이 나온 후 채권시장은 11월 30일 예정된 금통위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빠르게 반영했다. 국고채 3년물은 2%를 상향 돌파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현재 금리 수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이미 한 차례 이상 반영했다고 본다. 한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된 후 추가 금리 인상이 연달아 나타나지 않는다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 위로 올라온 것은 오버슈팅이라는 인식도 있다.

그런데도 시장참가자들이 과연 과감하게 저가매수로 대응할지는 미지수다.

금리 인상 시기가 연말을 앞두고 있으므로 자칫 포지션을 잘못 잡으면 그동안 어렵게 벌어들인 수익을 까먹을 수 있다. 열매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해도, 일단은 지켜보자는 인식이 더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를 기점으로 단기물 금리가 크게 오른 데다, 은행채는 금리 인상 전에 발행하자는 의지로 똘똘 뭉친 듯 앞다투어 발행을 이어갔다.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 RP 북이나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 등은 금리 상승에 아무리 대비를 했다 해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채권시장은 11월 금통위까지는 몸을 사릴 것으로 보인다. 적정금리 레벨을 찾는 노력이 나타나겠지만, 흐름 자체가 공격적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외국인 동향도 중요하다. 이들은 전일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4천54계약, 2천387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국채선물 12월물이 근원물로 바뀐 9월 이후 순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선물사들은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 규모는 스퀘어(0)나 순매도로 돌아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년 국채선물 저평가는 10틱 이상으로 벌어졌다. 금리 인상이라는 이벤트를 목전에 두고 국고채 3년물과 주인 없는 채권이라고 불리는 5년물이 상대적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저평을 노린 차익거래 역시 채권 금리 상승세가 진정이 된 후에야 유입될 듯하다.

전일 미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은 2.33bp 하락한 2.3208%, 2년물은 2.84bp 내린 1.5427%에 마쳤다. 차기 미 연준 의장과 관련한 하마평이 미 금리를 움직이고 있다. 제롬 파웰 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부상했다는 소식이 채권 강세로 작용했다. 파웰 이사는 재닛 옐런 의장과 유사한 정책 견해를 갖고 있고, 다른 후보자들보다는 덜 매파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44포인트(0.02%) 상승한 23,163.04에 거래를 마쳤다.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5센트(1.4%) 하락한 51.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28.9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2.40원) 대비 3.25원 하락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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