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이 자기자본 3조원이라는 자격 조건을 갖추고 금융당국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 라이선스 만료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부동산 강자'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점쳐진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금융당국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형 투자은행(IB)이라고 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6월 7천48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지난 6월말 기준 자기자본이 3조843억원으로 늘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자기자본을 늘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갖춘 것은 종금 라이선스 만료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서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 라이선스를 보유한 데 따라 부동산대출시 8%만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020년 종금 라이선스가 만료되면 일반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대출 전액이 차감된다.

일반 증권사는 만기 1년 이상인 대출을 하면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이 차감된다. 증권사의 부동산대출은 통상 만기가 2~3년이다. 이에 따라 일반 증권사가 부동산대출을 하면 대출채권 전액이 영업용순자본에서 차감되는 것이다.

반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 대출채권의 신용위험도에 따라 최대 12%만 차감되는 새로운 NCR(순자본비율) 지표를 적용받는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면 종금 라이선스처럼 8%만 차감되지는 않지만 최대 12%가 차감되면서 부동산 대출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갖춘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총 7곳이다.

이 중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초 국내 최초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받았다. 나머지 6개사는 신청서를 제출하고 금융당국의 지정을 기다리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단기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이른바 초대형IB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개사가 해당된다. 금융당국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 중인 삼성증권을 제외한 4개사에 대해 단기어음 발행 인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3조원대로 늘리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신청한 가장 큰 이유는 종금 라이선스가 만료되면 부동산대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며 "단기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을 필요성은 없어서 초대형 IB 자격을 갖추고자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은 현재는 없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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