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홍콩 증시 데뷔 첫날 100% 가까이 폭등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중국 전자책 업체 웨원그룹(閱文集團)의 주가 폭등은 아시아 IT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를 확인시켜줬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텐센트가 소유한 웨원그룹(00772.HK)의 주가는 거래 첫 날 공모가 대비 86% 오른 102.4홍콩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100% 오른 110홍콩달러였다. 공모가인 55홍콩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930억 홍콩달러(약 13조3천억 원)로 집계됐으며 거래액은 140억 홍콩달러(약 2조28억 원)에 달했다. 상장 하루 만에 항셍지수 편입 50개 종목 중 11개를 따라잡았다.

개인투자자들의 청약 경쟁률이 625대1에 달하고, 개장 전 장외에서 주가가 60% 이상 오르는 등 시장 과열은 예견됐었다.

델타 아시아 증권의 빅토르 아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개인투자자는 청약 기간에 신주를 배정받기 어려우므로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라며 "텐센트라는 브랜드 효과로 이번 IPO가 투자자들의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라바우드 아시아의 앤드루 클라크 트레이딩 이사는 "정말로 뜨거웠다"라며 "아시아와 기술이라는 것이 조합되면서 매우 강한 공식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주가수익률(P/E)은 189배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웨원그룹의 밸류에이션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위챗을 보유한 텐센트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별문제가 되지 않은 셈이다.

올드 뮤추얼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 주식 담당 헤드는 "텐센트와 같은 기업은 막을 수 없는 기세다"라고 말했다.

텐센트는 웬원그룹의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웬원그룹의 주가와 함께 텐센트의 주가도 이날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텐센트의 주가는 이날까지 103%가량 올랐다.

이는 아시아 IT기업의 열기에 힘입은 바 크다.

아시아 증시의 반등과 함께 올해 기업공개(IPO)에서도 아시아 IT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전 세계 증시에 상장된 66개 IT기업 중 거의 4분의 3가량이 아시아에서 데뷔했다. 이들의 자금조달액은 전체 168억 달러의 40%에 달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신규 상장된 기업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공모가 대비 평균 141% 올랐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신규 상장한 기업들이 평균 25%, 13% 오른 것과 대비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초반 급등한 많은 종목이 초기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일례로 최근 들어 가장 큰 규모의 IPO였던 스냅은 미국에 상장한 후 초기에 거의 60%가량 올랐으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의 주가는 상장초 대비 반 토막이 났으며 공모가인 17달러를 밑도는 실정이다.

반면 아시아의 몇몇 기업은 상장 후에도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애플의 부품공급업체인 팍스콘은 7월 홍콩에 상장한 후 이후 85%가량 오른 상태다.

이러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홍콩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 30% 이상 올라 10년래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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