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이달 들어 코스피가 숨고르기를 보이며 부진한 사이 코스닥은 연중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코스닥에 대한 투심이 모처럼 풀린 이때 금융투자업계도 코스닥의 고질적 약점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지수는 14% 이상 오르며 700선을 넘어섰다. 최근 랠리가 이어져 지수는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가 상승과 상장 기업 수 증가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250조원 수준까지 뛰었다.

거래도 늘어났다. 올해 1월 2조8천억원에 불과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4조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 8일에는 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앞서기도 했다.

최근 들어 당국을 비롯한 금융투자업권에서는 앞다투어 코스닥 부양을 위해 애쓰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물론, 금융위원회, 국민연금까지 강세 흐름을 탄 코스닥의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 '물 들어 올 때 노 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달 초 선임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코스닥 활성화 의지를 피력했다. 취임사에서 코스닥은 8번이나 등장했지만, 코스피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코스닥 육성을 위해 연기금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기업의 상장을 늘려 코스닥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선임되기도 전에 코스닥 투자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확고한 의지를 방증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 코스닥 혁신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코스닥의 약점으로는 기관과 외국인 등 뚜렷한 수급 주체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금융위가 들고나온 개선안에도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10%까지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의 거래 비중은 2013년 말 4%대에서 현재 7% 수준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관 비중은 5%대에서 3%대로 도리어 축소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 IR을 진행해보면, 외국 기관들은 기업이 속한 시장이나 시가총액에 상관없이 우량 종목이라면 관심을 보인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회전율도 낮게 가져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기관의 경우 시가총액 규모의 제약이나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 부재로 인한 자료의 부족, 소극적인 기업 IR에 따른 정보의 제한성 등으로 인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한 중소형주 펀드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도 외국 기관과 비교해 다소 단기적인 투자 행태 때문이었다"며 "한 기업의 성장과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일치하지 못하고 더 중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친화적이었던 거래소 임원진들로 인해 상장 기업이 다변화되고 외국인 비중이 증가하는 등의 양적 성과를 일궜다"며 "이제 기관 수급이 이끄는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가 새 이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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