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발표되는 10월 주요 경제지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지표가 '회색 코뿔소', '블랙스완' 등에 빗대 중국의 숨겨진 위험을 경고해온 중국 당국의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만약 지표가 탄탄할 경우 중국 당국은 중국 경제의 구조 불균형 해소와 성장보다는 위험 억제를 위한 레버리지 축소에 좀 더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발표될 10월 지표가 시진핑 주석과 그의 경제 고문단에 다음 달 예정된 연례 경제공작회의를 앞두고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경제 상태를 보여줄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에는 중국 10월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등이 발표된다.

특히 이 중에서도 고정자산투자는 중국의 부동산과 인프라 부문에 대한 지출액을 측정하는 지표다.

지난 1~9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10월까지의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정자산투자가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2010년~2012년에는 이 수치가 20%를 넘었었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의 둔화는 성장에서 투자 의존도를 줄이려는 당국의 장기적 노력을 반영한 것이다.

만약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지속해서 둔화함에도 성장률이 탄탄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중국은 투자 중심 성장에서 소비 중심 성장으로의 리밸런싱에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는 약 6.5%이며, 지표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성장률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초상증권의 장이핑 애널리스트는 투자보다는 소비에 더 의존하는 성장 모델은 중국의 발전에 더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투자증가율은 이미 몇 년 전의 20% 이상에서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지만, GDP 성장률은 크게 하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GDP에서 올해 1~3분기 동안 소비가 차지한 비중은 64.5%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 반면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2.8%까지 하락했다.

투자 중심의 성장은 중국의 가파른 부채 증가를 이끈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과도한 중국의 부채는 중국의 대표적인 '회색 코뿔소' 중 하나로 묘사돼왔다.

회색코뿔소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명백한 위험이지만, 위험 신호를 무시하다 결국 체계적 금융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중국 당국은 최근 들어 금융부문에 만연한 이러한 '회색 코뿔소'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감독과 감시를 강화하고 시장의 레버리지를 축소하고 나섰다.

실제 전날 발표된 10월 위안화 신규 대출은 6천632억위안으로 전월 기록한 1조2천700억위안의 절반에 그쳤다.

사회융자총량도 1조400억위안으로 전월의 1조8천199억위안보다 감소했다. 10월 말 기준 광의통화(M2)는 전년 대비 8.8% 증가해 사상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당국이 신용을 축소하면서 올해 하반기 성장률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표가 탄탄할 경우 당국은 레버리지 축소에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의 딩 슈앙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GDP 증가율의 완만한 둔화는 "건강한 것"이라며 "이는 금융 디레버리징과 환경 보호, 부동산 억제조치 등 당국의 적극적인 정책 조정의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월 소매판매는 지난달의 10.3% 증가에서 10.4% 증가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판매의 증가는 중국 경제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증거로 소비 중심으로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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