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애널리스트 전망치 계속 웃돌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아시아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 증가세가 너무 빨라 주식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이를 미처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중국 대표 게임업체이자 소셜미디어 업체인 텐센트홀딩스는 이날 3분기 매출이 6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이다.

이날 매출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607억8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팩트셋에 따르면 텐센트의 매출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돈 것은 이번으로 9분기 연속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아무리 낙관적이었어도 항상 텐센트의 매출은 이들의 예상치를 웃돈 셈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경우도 상당 분기 동안 매출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이와캐피털마켓츠의 존 최 홍콩·중국 인터넷리서치 담당 헤드는 "동료들과 나는 이들 기업의 실적 예상을 계속 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실적이 계속 예상치를 웃돌면서 "우리는 모두 처음으로 돌아가 (전망치) 가정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정확한 전망치를 못내는 것은 기업들이 재무 가이던스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료가 부족해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셈이다.

일례로 텐센트는 매출이나 순익 전망치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중국 소비 시장의 모멘텀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의 주가는 올해 들어 100% 이상 올라 시가총액은 4천66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텐센트의 시총은 텐센트보다 매출이 훨씬 더 큰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주가 급등이 텐센트의 성장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앱애니 자료에 따르면 텐센트의 비디오 스트리밍 유료 구독자 수는 세계 1위다. 텐센트의 현재 유료 이용자 수는 4천300만 명을 웃돌아 작년 11월 2천만 명의 두 배를 넘어섰다.

애널리스트들을 당황하게 하는 기업은 텐센트만이 아니다.

아시아의 많은 기업의 예상 수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관련주들도 올해 들어 크게 아웃퍼폼하고 있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MSCI AC 일본 제외 아시아 지수를 추적하는 기업의 주당 순익이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초에는 이를 12.8%로 예상했다.

해당 지수는 올해 들어 30% 이상 올라 S&P500지수 상승률 15%를 크게 웃돈다.

WSJ은 애널리스트들의 낙관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주식 애널리스트들의 순익 예상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발표할 때마 더 낙관적으로 변하거나 혹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S&P500지수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순익 증가율 전망치는 연초 11.2%에서 3분기 실적들이 발표된 이후 9.5%로 하향됐다.

올해 아시아 시장은 한국의 삼성, 중국의 알리바바, 대만의 TSM 등이 실적 전망치의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올라가면서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BNP파리바 에셋 매니지먼트의 아서 광 아시아태평양 주식 담당 헤드는 "장기간 상황이 계속 좋을 것이라는 믿음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적이 조금이라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돌기 시작하면 주가는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 10월 말 미국에 상장된 중국 검색엔진업체 바이두의 주가는 이틀 만에 9.3% 하락했다. 회사가 순익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으나 매출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BNP파리바 에셋 매니지먼트의 광 헤드는 "고성장기를 지날 때 주가는 예상치나 매출에 약간의 조정만 나타나도 매우 민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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