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생리대 시장의 가격 폭리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1년이 넘도록 조사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어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생리대 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후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질의가 이어지자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주요 생리대 업체들의 가격 폭리 조사를 다 마치고 곧 결론을 내리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심사 당시에도 김상조 위원장은 생리대 업체의 가격남용 행위와 불공정행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는 올해 안에 조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생리대 업체의 가격 폭리 여부에 대한 근거자료를 명확히 분석하는데 다소 시일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생리대 시장은 상위 3개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75% 차지하는 구조로 고착화하고 있다. 특히 유한킴벌리의 경우 국내 시장의 53%를 차지하고 있어 독과점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공정위는 지난 9월 유한킴벌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현장조사를 통해 공정위는 가격남용 여부를 확인하고 출고가와 제조원가 변동 등 가격 관련 자료와 유통구조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의 개당 평균가격은 331원으로 유럽 주요국보다 2배 이상 비싸고 일본이나 미국보다도 상당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7년간 생리대 가격은 전체 소비자물가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에 생리대 제조업체 경영진들은 국내 생리대가 비싸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우리나라 생리대 제품의 전체적인 평균가격은 높지만 동급의 자사제품 가격을 비교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저렴한 가격의 생리대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원가 절감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가격 담합과 특정 업체의 불공정행위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조사결과를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생리대 시장 1위 업체의 가격 폭리, 불공정행위 등을 여러 차례 고발한 적이 있지만 시정되는 경우는 없었다"며 "공정위의 조사결과가 하루빨리 발표돼 좀 더 공정한 시장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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