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의 부채 상황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중국이 올해 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각종 조치를 시행한 후 실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중국의 부채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변화한 데 따른 지적이다.

특히 철강과 석탄 부문은 2015년 말에 많은 기업들이 거의 파산 직전이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업들의 수익이 개선되며 살아난 분위기다.

그러나 WSJ은 불행히도 이러한 개선은 공급시설 축소와 부동산 시장의 활황, 그에 따른 원자재 수요 회복 덕택이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석탄과 철강 기업들의 원리금 상환 여력은 부동산 투자 사이클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졌다는 점에서 최근의 부동산 경기 둔화가 미칠 영향을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즉 부동산 경기 침체에 중국 기업들이 취약하기 때문에 현재 중국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야한다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 대비 중국 기업 부채는 1%포인트가량 줄어들었다. 지난 5년간 거의 50%포인트 증가한 것에 비하면 미미한 변화지만,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아세안+3 매크로이코노믹 리서치 오피스에 따르면 중국 총부채의 40%가량이 부동산, 건설, 광산, 철강 부문 등 모두 부동산 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

WSJ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축소 등 긍정적인 변화가 지속하더라도 중국의 부채 문제가 마침내 전환점을 맞았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부채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계속 신용 증가세를 점검하고, 철강과 석탄, 아파트 가격을 적당하게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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