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하이난항공(HNA) 그룹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와 같은 위험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항공사에서 호텔까지 해외 기업 인수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온 HNA 그룹은 매입한 회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수 자금을 마련하거나 해외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은행들과 복잡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약의 일부는 투자회사들이 사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며 차입자금으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형태로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레버리지 투자는 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위험한 전략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담보로 한 주식이나 다른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 은행들은 곧바로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거나 마진콜에 응하지 못할 경우 자산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HNA 처럼 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들이 신용대출이나 총수익스와프(TRS)와 같은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적극적으로 다른 기업을 인수하려는 대다수 기업은 재정적으로 탄탄하거나 아니면 자금 조달에 좀 더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HNA 전략의 이점 중 하나는 HNA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중국 본토에서 해외로 자금 이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덕분에 HNA는 당국의 자본유출 억제 조치에도 공격적인 해외 인수 합병이 가능했던 셈이다.

HNA는 자사는 자본통제를 피하려고 애쓰지도 않았으며 해외 자산 인수에 역외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을 이용했으며 저금리 환경을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일례로 HNA는 도이체방크 지분을 사들이면서 파생상품인 TRS를 활용했다. TRS는 대출로부터 발생한 총 수익을 계약한 고정수익과 교환하는 것으로 헤지펀드들이 흔하게 사용하는 계약이다.

WSJ은 주식을 담보로 하는 이러한 거래들의 경우 은행들은 차입자의 자금 상환 능력은 제대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잘못되면 주식 담보물을 매각하면 되기 때문이다.

WSJ은 이러한 투자의 상당 부문이 HNA 계열사 등과 얽혀 있지만, HNA 스스로 계열사들의 채무에 대해 이를 보증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거래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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